▲ KAIST는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왼쪽)와 권명승 박사(오른쪽). KAIST 제공

KAIST는 생명과학과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임신 중 발생한 염증이 태아의 면역 체계에 영향을 주고 출생 후 아이가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게 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팀은 생쥐 실험을 통해 태반에 염증이 발생할 경우 ‘종양괴사인자 알파(TNF-α)’라는 신호 물질이 증가하면서 ‘호중구’(체내로 침입하는 박테리아나 진균 등을 죽이는 세포)라는 면역세포를 활발하게 만들면서 태반에 염증성 손상을 일으킨 것을 확인됐다.

이 손상은 태아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따라 스트레스 호르몬(글루코코르티코이드)이 많이 분비되면서 태아의 면역 체계에 중요한 변화를 유도했다.

그 결과, 태아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더 오래 살아남고, 기억 기능이 더 강해졌다.

특히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기억 T세포는 출생 후 항원에 반복적으로 노출될 때 과도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다. 실제로 집먼지진드기 ‘알레르겐’을 생쥐의 기도에 노출했을 때, 알레르기와 천식 반응에 중요한 면역세포가 증가하는 강한 호산구성 염증 반응과 면역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는 것이 관찰됐다.

이흥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임신 중 엄마의 염증 반응이 태반을 통해 태아의 알레르기 면역 체계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세계 최초로 규명한 것”이라며 “앞으로 소아 알레르기 질환을 조기에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개발과 예방 전략 마련에 중요한 과학적 근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점막면역학 분야의 권위 학술지인 ‘뮤코잘 이뮤놀로지(Mucosal immunology)’에 지난달 1일자에 게재됐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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