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KAIST 기계공학과 박인규 교수, 경북대 기계공학과 정용록 교수, KAIST 기계공학과 박현규 박사, KAIST 기계공학과 김정 교수. KAIST 제공

KAIST는 기계공학과 김정·박인규 교수 공동 연구팀이 형상을 실시간으로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로봇 시트 원천 기술(field-programmable robotic folding sheet)을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필드 프로그래밍(field-programmability)’이라는 개념을 접이식 구조에 성공적으로 도입한 사례로 ‘접힘을 어디서,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크게 할지’라는 사용자의 명령을 소재 형상에 실시간으로 반영할 수 있는 소재 기술 및 프로그래밍 방법론을 통합적으로 제안한 것이다.

해당 ‘로봇 시트’는 얇고 유연한 고분자 기판 내에 미세 금속 저항 네트워크가 내장된 구조로, 별도의 외부 장치 없이 시트의 접힘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제어한다.

또 유전 알고리즘(genetic algorithm) 및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결합한 소프트웨어를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접힘 위치와 방향, 강도를 입력하면 스스로 가열·냉각을 반복하며 정확한 형상을 만들어낸다.

특히 온도 분포에 대한 폐루프 제어(closed-loop control)를 적용해 실시간 접힘 정밀성을 향상하고, 환경 변화로 인한 영향을 보정했으며 열 변형 기반 접힘 기술이 지니던 느린 반응속도 문제도 개선했다.

이러한 형상의 실시간 프로그래밍은 복잡한 하드웨어 재설계 없이도 다양한 로봇의 기능성을 즉석에서 구현할 수 있게 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단일 소재로 다양한 물체 형상에 맞춰 어떻게 잡을지 결정하는 파지(grasping) 전략을 바꿔가며 적용할 수 있는 적응형 로봇 손(그리퍼)를 구현했고, 동일한 ‘로봇 시트(얇고 유연한 형태의 로봇)’를 바닥에 두어 보행하거나 기어가게 하는 등 생체 모방적 이동 전략을 선보였다.

김정 교수는 “이번 연구는 자기 몸을 바꾸면서 똑똑하게 움직이는 기술 즉, 형상 자체가 지능이 되는 ‘형상 지능(morphological intelligence)’ 구현에 한 걸음 다가간 사례로 평가된다”면서 “향후 재난 현장 대응 로봇, 맞춤형 의료 보조기기, 우주 탐사 장비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될 수 있는 차세대 피지컬 AI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Nature Communications)’ 이달 온라인판에 출판됐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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