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허구연 총재님, 대포카메라 때문에 야구 관람과 응원이 방해받고 있습니다"
지난 6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는 경기 외적인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했다.
경기 전,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즈 2 플래닛’ 출연자들의 사진이 경기장 그라운드에서 촬영된 사실이 알려졌는데, 문제는 이 사진들이 공식 개문 시간 이전인 낮 12시경에 찍혔다는 점이다.
이날 일반 관중의 입장은 경기 시작 1시간 30분 전인 오후 5시부터 가능했다. 정상적인 절차대로라면, 낮 12시에 일반 팬이 경기장 내 좌석에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을 찍은 이들은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 중 진행된 행사에서 무대에 오른 보이즈 2 플래닛 참가자들의 팬들로 확인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시그널 송 ‘올라(HOLA SOLAR)’ 무대를 선보였다.
이에 대해 일부 야구팬들은 정식 입장 시간 이전에 팬들이 좌석에 있었던 점을 문제 삼으며, SNS 및 구단 문의 채널을 통해 항의를 제기했다. 잠실야구장 관계자는 서울경제에 "일부 팬들이 개장 준비로 열어놓은 문을 통해 몰래 들어와 유출이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심지어 이날 5회말 종료 후 진행된 ‘클리닝 타임’ 중, 잠실야구장 1루 익사이팅석에서는 우려하던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한 누리꾼은 SNS를 통해, 대포카메라를 들고 있던 일부 팬들이 입장을 통제하던 관계자의 제지를 무시하고 밀치며 자리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관계자가 넘어지는 일까지 발생했다는 주장이다.또한, 해당 팬들은 공연이 끝난 직후 집단으로 자리를 떠났고, 다른 영상에서는 공연 이후 야구는 관람하지 않고 곧바로 귀가하는 관중들의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영상을 본 네티즌들은 "법적조치가 필요하다", "대포 카메라를 막을 필요가 있다", "심지어 저 분들 쓰레기도 그대로 뒀더라 내가 치웠다" 등의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대포카메라 문제는 야구팬들 사이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불만 중 하나다.
어느 한 야구팬은 "우리 팀이 공격 중일 때 경기를 보고 싶은데, 앞에 서서 대포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바람에 투수가 던지는 게 보이지 않았다"며 불편함을 토로했다. 이어 "대포카메라 때문에 시야가 가려져 경기를 제대로 볼 수 없는데, 구단에 문의해도 별다른 조치가 없고 직접 말해도 카메라를 내리지 않는다. 치어리더를 고정해서 찍는 것처럼 보이는데, 당사자 입장에서도 상당히 불쾌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치어리더 권희원은 노빠꾸 탁재훈 채널에 출연해 "대포 카메라로 가까이서 찍는 분들이 있는데 부담스럽다. 하체 쪽을 줌 하는 게 보인다. 경기에 집중을 못하겠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탁재훈이 "미친"이라며 욕설을 토해냈다면 신규진은 "진짜 그런 사람이 있나?"라며 놀라워했다. 권희원은 "가끔 다른 곳을 찍는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럴 때 엄청 뚝딱이가 된다"며 거듭 고충을 전했다.
더 이상 대포카메라 문제를 단순한 개인 민원으로 넘겨서는 안 된다. KBO와 구단이 책임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해결책을 모색할 때다. 야구장을 찾는 팬들이 경기를 편안하게 즐기고, 선수와 관계자들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관람 방해나 안전 문제, 그리고 불편함까지 고려할 때, 대포카메라는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문제로서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 야구장을 찾는 모든 이가 경기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