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반도체에 약 100%에 달하는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애플의 대미 시설투자 계획 발표 행사에서 "우리는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미국으로 들어오는 모든 집적회로(chips)와 반도체(semiconductors)"가 대상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만약 미국에 (반도체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면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품목 중 자동차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비중을 차지해, 이번 관세 부과가 한국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 달러(약 14조 7000억 원)에 달했다.

비록 지난해 대미 반도체 수출 비중은 7.5%로 중국(32.8%), 홍콩(18.4%), 대만(15.2%), 베트남(12.7%)보다 낮지만, 조립 및 가공 과정에서 대만 등 다른 국가를 경유해 미국으로 수출되는 경우도 많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반도체 관세의 구체적인 시행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 CNBC 인터뷰에서는 "내주 정도"(next week or so)에 품목별 관세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며, 반도체와 의약품이 포함된다고 언급한 바 있어 이르면 다음 주에 관련 발표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에 러시아산 석유 수입을 이유로 25%의 '2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에도 비슷한 2차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해 질문받자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한 가운데, 애플이 향후 4년간 미국에 6000억 달러(832조 원)를 투자할 계획임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는 애플이 당초 계획했던 투자액보다 1000억 달러 많은 규모"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