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식이면 행정수도 자체가 형해화”
“이 대통령도 분산 이전 없을 것”전하며
대통령실 건립, 수도권 기관 이전 요구

최근 정권 교체 이후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과 함께 새 정부의 정부조직개편안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세종 관가가 뒤숭숭하다. 이번엔 신설이 확정적인 기후에너지부의 입지를 놓고 기관 유치전이 예고됐는데 최민호 세종시장이 또다시 발끈하고 나섰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의 근간인 정부부처가 이리저리 흩어지는 양상이 짙어지자 거듭 우려를 표명하고 나선 거다.
최 시장은 11일 시청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후에너지부 호남 설치론 제기와 관련해 “해수부를 이전하고, 기후에너지부도 어디로 가고, 산자부도 나가고, 이런 식으로 논의되면 행정수도 자체가 형해화 되는 것 아니겠냐”고 지적했다.
최 시장은 이어 “민주당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기후에너지부를 호남에 유치하겠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그것은 후보시절 얘기고 당대표가 된 후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다. 행정수도에서 중앙부처가 다 나가면 살은 다 빠지고 해골만 남는 것과 뭐가 다르겠냐”며 정부부처 유치전 과열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지난 1일 전국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타 부처의 분산 이전은 없을 것이고 다른 국가기관도 세종시로 이전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며 “저는 대통령이 세종에 있는 기관을 다른 지역에 추가 이전할 생각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정부부처는 함께 모여 있어야 효율적”이라고 강조하면서 “딱 하나, 해수부만 부산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했고 취임 이후 곧바로 공약을 이행했다.
최 시장은 최근 국정기획위원회가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세종의사당을 조속히 건립하겠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선 시민과 환영의 뜻을 보내며 여성가족부를 비롯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 등의 기관을 조속히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해수부와 산하 공공기관이 세종시를 빠져나가면 1500억 원대 경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며 “지금은 피부로 와닿지 않지만 소상공인 등을 위해 종합 대책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다른 공공기관의 (세종) 이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세종=전병찬 기자 bc1201@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