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전 대전문인협회장

적게 먹는 소식은 장수 유전자를 활성화하여 젊음을 유지 시켜 준다. 그런데 소식의 실천이 잘 안 된다. 길거리를 활보하다 보면 참 안 됐다 싶은 사람들이 가끔 보인다. 특히 서양사람들은 더하다. 내가 171㎝에 70㎏ 정도인데, 어떤 사람의 허벅지는 내 허리둘레보다도 더 커 보인다.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럽다. 걸을 때마다 양 허벅지 근육이 서로 맞부딪치니 얼마나 고통스러우랴. 지하도 계단을 오를 생각은 아예 않고 에스컬레이터만 탄다.
아침은 충분히, 점심은 적당히, 저녁은 적게 먹는 것이 좋다. 외식이 문제다. 외식하는 날은 십중팔구 과식이다. 그래서 아침은 머슴같이, 점심은 황제같이, 저녁은 거지같이 먹으라 했는지도 모른다.
건강에 나쁘다는 음식부터 줄여나가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부모의 식사, 섭취 습관은 자식들에게 그대로 전이된다. 젊은이들은 인스턴트 식품을 좋아한다. 김치나 콩나물, 나물류, 생선류는 멀리하고, 기름에 튀긴 것들을 좋아한다. 피자와 햄버거, 햄 등으로 식사를 대용하고 거기에 콜라 같은 음료를 특히 좋아한다. 부모가 된장국을 싫어하니 아이들이 좋아할 리가 없다. 아이들은 콩이나 팥도 싫어한다. 크기가 굵고 꺼칠꺼칠하기 때문이다. 식단을 6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가도록 짜서 식탁에 올린다. 골고루 먹어야 하는데 그게 안 된다. 상추나 깻잎 등을 싫어한다. 삼겹살을 구워도 고기만 먹고 채소는 아니 먹는다.
영양소를 균형 있게 섭취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탄수화물은 당지수가 낮은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좋고, 질 좋은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해야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게 안 된다. 그저 맛있는 음식으로만 젓가락이 가니 어쩌랴.
젊음을 유지 시키는 식품을 먹는 일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항산화 비타민이 들어 있는 식품,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는 식품은 몸의 균형을 잡아주기에 중요하고, 호르몬 분비를 촉진 시키는 식품은 내분비를 활발하게 해주니 많이 먹는 것이 좋다.
‘젊음을 지켜주는 식사’는 결국 ‘장이 젊어지는 식사’라는 말과 동의어가 아닌가 한다. 해답은 간단하다. 입이 좋아하는 것만 먹지 말고 장에 좋은 것들을 찾아서 먹는 것이다. 이걸 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대소변이다. 대소변이 나빠졌거나 변비가 생겼다면 이미 빨간 불이 켜졌다는 신호다. 먹는 습관부터 바꿔야 세포가 다시 태어나고 장도 젊어진다. 장이 젊어지면 몸도 젊어진다.
노화 방지의 열쇠는 충분한 잠, 과도한 스트레스와의 결별, 적절한 운동이다. 충분한 잠을 자기 위해서는 식사시간이 잘 지켜져야 하고, 소식과 늦은 저녁 시간 음식 섭취를 자제하는 것이 좋다. 다시는 아프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기억들을 잊지 말자. 그 기억들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다. 삶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이란 없다.
두뇌가 젊어야 질병도 없다. 두뇌를 젊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신적·육체적 운동이 필수적이다. 건강의 비결은 탑 쌓기와 같이 일관성 있는 끈기가 중요하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루하루 규칙적인 생활습관으로 몸에 유연성을 길러주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정오의 햇살도 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수리에 쏟아지지 않는다. 먼 길 가는 사람이 왜 발걸음을 세며 가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