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남부 광둥성에서 모기가 매개하는 바이러스 질환인 '치쿤구니야 열병'이 확산하면서 누적 확진자 수가 7000명을 넘어섰다.
지난 4일 중국신문망에 따르면 광둥성 질병통제국은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 동안 2892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광둥성 전체 누적 확진자는 총 7716명이 됐다.
확진자의 대부분은 지난 2003년 사스(SARS) 유행이 시작됐던 제조업 중심지 포산(佛山)시에서 나왔다. 이 밖에도 광저우, 선전 등 주요 도시에서도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치쿤구니야 열병은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에 물려 감염되는 제3급 법정 감염병이다. 잠복기는 1~12일이며, 고열, 발진, 관절통, 근육통 등을 동반한다. 병명은 심각한 관절통으로 몸이 굽어진다는 의미를 가진 동아프리카 부족 언어에서 유래했다.
현재까지 사람 간 전염 사례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확진자 중 중증이나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신생아, 65세 이상 고령자, 기저질환자는 감염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치쿤구니야 열병은 별다른 치료제가 없으므로 모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광둥성 당국은 주민들에게 방충망 설치와 긴소매 옷 착용을 권고하고, 고인 물을 제거하는 등 방역에 힘쓰고 있다.
또한 모기 유충을 잡아먹는 물고기 약 5000마리를 연못과 시냇물에 풀어 모기 번식을 억제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한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치쿤구니야 열병 확산에 따라 중국에 대한 여행 경보 발령을 검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확산세가 지난 2004~2005년 전 세계적으로 약 50만 명이 감염됐던 시기와 비슷하다며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