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美 MIT 연구팀 공동 연구
은나노 전도성 파이버 기반 기술
스마트폰 충전전력으로 Co2 회수

▲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과 MIT 화학공학과 T. 앨런 해튼 교수팀. KAIST 제공

저전력·고효율로 이산화탄소를 잡아낼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탄소중립 산업생태계의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25일 KAIST에 따르면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 교수 연구팀과 MIT 화학공학과 T. 앨런 해튼 교수팀은 전도성 은나노 파이버 기반 초고효율 전기 구동 직접공기포집(DAC) 시스템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DAC는 공기 중 400㏙ 이하의 초저농도 Co2를 직접 포집할 수 있는 기술로 탄소중립을 넘어서는 음(-)의 배출 실현을 위한 핵심 수단인데 현재의 DAC 기술은 높은 에너지 비용이 보급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흡수·흡착된 Co2를 다시 분리(재생)하는 과정에서 100도 이상의 고온 증기가 필요한데 이 과정에서 전체 에너지의 70%가 소모될 만큼 에너지 효율성이 중요하고 복잡한 열교환 시스템이 필수적이라 경제성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팀은 전기로 인해 스스로 뜨거워지는 파이버(섬유)로 문제를 해결했다. 섬유에 전기를 직접 흘려 열을 발생시키는 ‘저항 가열’ 방식을 도입한 거다. 외부 열원 없이 필요한 곳만 정확하게 가열해 에너지 손실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특히 이 기술은 스마트폰 충전 수준인 3V의 낮은 전압만으로 80초 만에 섬유를 110도까지 빠르게 가열한다. 이는 저전력 환경에서도 흡착과 재생 사이클을 획기적으로 단축하며 기존 기술 대비 불필요한 열 손실(감열)을 약 20% 줄이는 성능을 보였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의 핵심은 단순히 전기가 통하는 파이버를 만든 게 아니라 ‘숨 쉬는 전도성 코팅’을 구현해 ‘전기 전도’와 ‘기체 확산’, 두 마리 토끼를 잡은 데 있다. 전기는 매우 잘 통하면서도 Co2 분자가 파이버 내부까지 원활하게 이동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균일하고 빠른 가열과 효율적인 Co2 포집을 동시에 가능하게 했다. 또 다수의 파이버를 모듈화해 병렬로 연결했을 때 전체 저항이 1옴(Ω) 이하로 낮아져 대규모 시스템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실제 대기 환경에서 95% 이상의 고순도 Co2를 회수하는 데 성공했다.

고 교수는 “이 기술의 가장 큰 혁신은 전기만으로 구동돼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와의 연계가 매우 쉽다는 점이다. 이는 RE100을 선언한 글로벌 기업들의 탄소중립 공정 전환 수요에 완벽히 부합하는 기술”이라며 “산업 현장은 물론 도심형 시스템까지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한국이 미래 DAC 기술의 선도국으로 도약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앞서 2022년 말 핵심 기술에 대한 PCT 및 국내·국제특허 출원을 완료했으며 해당 논문은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2025년 8월 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