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오징어 게임' 기록도 넘볼까?

K-POP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가 넷플릭스를 넘어 미국 빌보드, 할리우드까지 점령하며 대중문화의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세 명의 여성 아이돌 그룹 '헌트릭스'가 악령을 물리치는 이야기를 담은 케데헌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누적 시청 수 2억 3600만 명을 기록하며 넷플릭스 영화 부문 시청 역대 1위에 등극했다.
이는 기존 1위였던 '레드 노티스'(2억 3090만 명)의 기록을 뛰어넘는 성과다. 쇼 부문을 포함하면 '오징어 게임'(2억 6520만 명), '웬즈데이'(2억 5210만 명)에 이어 역대 3위다.
아울러 케데헌의 오리지널사운드트랙 '골든'(Golden)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비연속으로 통산 2주간 1위를 차지했으며, 이 외에도 '유어 아이돌'(Your Idol), '소다 팝'(Soda Pop) 등 총 8곡이 차트에 진입하며 K팝 관련 곡 12곡이 빌보드 메인 차트에 이름을 올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특히 케데헌은 지난 6월 20일 공개된 후 두 달이 지난 콘텐츠임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대부분의 넷플릭스 히트작이 공개 첫 주 이후 시청률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과 달리, 케데헌은 9주 연속 매주 넷플릭스 시청 수 약 2500만 명을 유지하며 장기 흥행에 성공했다.

WSJ는 "넷플릭스 이전 시청 수 1위였던 '레드 노티스' 같은 작품도 공개 몇 주 만에 사라진다"며 케데헌의 이례적인 흥행을 주목했다.
WSJ는 케데헌의 장기 인기 비결로 독창성과 폭넓은 시청 대상을 꼽았다. '분노의 질주'와 같은 장수 시리즈가 인기를 잃고 영화 제작사들이 게임 각색에 매달리는 상황에서, 케데헌은 할리우드 최초의 완전히 독창적인 프랜차이즈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어 시청 대상을 넓히고 반복 시청을 유도하는 점도 성공 요인으로 분석됐다. 캘리포니아에 거주하는 대니얼 산체스 가족의 사례처럼, 틱톡을 통해 케데헌을 접한 후 온 가족이 함께 시청하며 사운드트랙을 반복 재생하는 팬덤이 형성되고 있다.
넷플릭스와 제작사인 소니 픽처스는 이 같은 케데헌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재 두 기업은 후속편 제작을 논의 중이며, 넷플릭스는 실사판 제작까지 고려하고 있다.

또한 핼러윈을 앞두고 케데헌 관련 상품을 판매하려는 사업자들의 연락이 쇄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통 업계는 케데헌의 흥행을 '겨울왕국' 열풍에 비견하며 관련 상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또한, 지난 23~24일 북미 극장에서 진행된 '싱어롱'(sing-along) 특별 상영회는 정식 개봉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르며 1800만 달러(약 25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넷플릭스는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싱어롱 버전을 별도로 공개하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했다.
K팝과 무속 신앙을 결합한 독특한 설정과 중독성 강한 음악, 화려한 액션으로 호평받는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문화와 연령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주제로 전 세계 팬들에게 깊은 공감대를 형성하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