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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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의 오랜 회장이자 한국 축구 팬에게도 익숙한 인물인 다니엘 레비(63)가 10년 만에 전격 사임했다.

토트넘 구단은 지난 5일 “레비 회장이 오늘 즉각 사임한다”고 공식 발표하며, “그의 재임 기간 동안 토트넘은 세계적인 클럽으로 성장했고, 지난 2001년 취임 이후 프리미어리그 최장수 회장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고 17년 만의 유럽 대항전 우승을 이뤄냈다”고 강조했다.

레비 본인도 성명에서 “우리는 이 클럽을 글로벌 강호로 키워냈고, 지역 사회와 함께 성장했다”며 “팬들에게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열정적으로 팀을 응원할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사임의 구체적 이유는 공개되지 않았으며, 당분간 피터 체링턴 ENIC 그룹 이사가 임시 의장직을 맡는다.

레비는 토트넘을 “가장 수익성 높은 프리미어리그 클럽”으로 만든 장본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는 오래된 화이트 하트레인 스타디움을 철거하고, 약 10억 파운드가 투입된 최첨단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완성했다. 또한 손흥민을 영입해 팀을 챔피언스리그 결승 무대로 이끌었고,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프리미어리그 클럽 중 하나로 도약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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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감독 교체만 14회에 달하는 등 잦은 변화 속에서 클럽의 안정성은 되레 해를 입었다는 비판도 따라왔다. 영국 매체 더차임스는 “팬들은 ‘24년, 감독 16명, 트로피 1개’라는 현수막을 들고 ‘레비 아웃’을 외쳤다”고 전했다.

과거 레비는 손흥민 이적 시 냉정한 협상으로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재계약 과정에서도 구단 재정원칙을 강조하며 팬들의 불만이 쏟아졌었다. 손흥민의 활약 기간에도 토트넘이 단 한 차례의 유로파리그 우승을 거둔 것을 두고 레비의 운영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

손흥민이 떠난 이후 토트넘은 심각한 부진에 빠졌다. 프리미어리그 순위는 17위로 추락했고, 최근 사령탑도 교체되는 등 구단은 격랑을 겪고 있다.

이번 레비 회장의 사임이 토트넘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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