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을 위한 역사 속 문화공간
지역 대표 시인 등 문학 작품 전
“출퇴근길 지친 마음 시로 힐링”

출퇴근길 자주 이용하는 대전 지하철역 한켠에서 여러 시인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대전역에서 출구로 향하는 길 한 켠엔 문화갤러리가 있다. 전시가 없을 때는 하얀 벽으로 눈에 띄지 않지만 지금은 제3회 정훈 시인문학제를 진행하고 있어 많은 시들이 전시됐다. 시민 A 씨는 “이런 전시가 있는 줄 몰랐다. 길을 가다가 우연히 벽에 눈길이 닿았는데 시가 있어 감상하고 있었다”며 “박물관이나 전시장이 아닌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가 더 많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룡역에도 작은 문학관이 조성됐다. ‘오룡역 작은문학관’은 대전문학관이 2014년부터 추진해온 ‘시확산 시민운동’의 일환으로 매년 지역 시인을 선정해 시 콘텐츠를 제작하고 지하철역·버스정류장·도서관·공공기관 등 시민 생활 공간에 시 작품을 전시해온 사업이다. 오룡역 엘리베이터를 타러가는 길 벽면, 2025년 시확산 시민운동 선정작가 8인과 함께 대전을 대표하는 5대 문인, 박용래·정훈·한성기·권선근·최상규의 대표 작품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엘리베이터 이용객들은 작은문학관을 보고 살짝 추춤하기도 했지만 이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시를 감상했다. 지하철에서 안내 도우미를 하고 있는 B 씨는 “휑했던 길이 전시가 시작되면서 다채로워졌다”면서 “시를 읽고 있으면 마음도 편안해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대전 지하철역에선 시인의 문학 작품뿐만아니라 그림도 볼 수 있다. 탄방역은 D.갤러리(디지털 화랑)를 조성해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갤러리 앞에서 만난 C 씨는 “출퇴근길 지친 마음을 시로 힐링한다”며 “바쁜 걸음 속 일상에 스며있는 작은 전시들을 보는 여유를 (많은 사람들이)가져보는 건 어떨까 생각한다”고 했다.
대전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 지하철 역사를 시민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개방하고 있고 전시는 신청을 통해 받고 있다”며 “최근 시도 그림 형식으로 나오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해 만든 작품이 많다. (이런 작품을)D.갤러리와 작은문학관을 콜라보해 전시 하는 등 새로운 전시 방향에 대해 논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wg955206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