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미만 아동 유괴 건수 매년 증가
약취·유인 범죄 70% 이상 미성년자 대상

8일과 9일 제주와 서울 관악구, 광명시에서 3건의 유괴 미수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서울 서대문구에선 20대 남성 3명이 차량을 몰고 초등학생들에게 3차례나 접근해 유인을 시도하는 등 잇따르는 미성년자 유괴 미수에 학부모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검찰청 범죄 통계를 보면 13세 미만 아동 유괴 건수는 2020년 113건, 2021년 138건, 2022년 178건, 2023년 204건으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발생한 아동 대상 범죄를 분석한 결과 전체 사건의 65.2%가 정오부터 오후 6시 사이인 하교시간에 집중됐으며 피해자의 62.3%는 여아로, 남아(37.7%)보다 월등히 많았다. 범행 장소는 절반 가까이(49.5%)가 노상에서 발생했고 가해자의 연령대는 61세 이상 고령자가 25.1%로 가장 많았다.
경찰청 범죄 통계도 비슷하다. 약취·유인 범죄(유괴)는 2020년 210건, 2021년 240건, 2022년 276건, 2023년 342건으로 매년 증가했으며 2024년(316건)에는 전년에 비해 줄었지만 2년 연속 300건을 넘었다. 특히, 이중 미성년자와 대상 범죄는 지난 5년간 각 158건, 192건, 221건, 258건, 233건으로 매년 전체 유괴 범죄의 70% 이상을 차지했다. 충청권의 경우 같은 기간 각 15건, 22건, 19건, 20건, 32건으로 꾸준히 발생했으며 지난해 처음으로 30건을 넘어섰다.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주부 A 씨는 “최근 유괴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것 같아 불안하다”며 “아이들에게 낯선 사람과 부모가 허락하지 않는 사람은 따라가면 안된다고 매번 교육하지만 조금만 호의를 베풀면 스스럼없이 낯선 사람에게 다가가는 아이들의 특성 때문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집이나 학교에서 유괴 예방 교육과 더불어 자기방어 교육이 동반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경찰 관계자는 “미성년자 유괴의 경우 예방이 우선돼야 한다”며 “아이들을 유인하는 상황 및 대처법, 낯선 사람에 대한 주의점 반복 교육, 유괴범이 무섭게 생긴 사람이 아닌 친근하고 아는 얼굴일 수 있다는 점 등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함께 범죄 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한 신고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주빈 기자 wg955206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