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1호선 개통 이후 추가 증설 없어
3곳 마저도 영유아 이용률 적은 곳에

사진 = 대전교통공사 전경
사진 = 대전교통공사 전경

대전지하철 역내 설치된 수유실이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수유실이 설치된 역이 단 3곳에 불과하고 이마저도 이용 수요와 괴리돼 운영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6일 대전교통공사에 따르면 현재 대전지하철 22개 역 중 모유수유가 가능한 수유실이 설치된 역은 반석역, 월드컵경기장역, 현충원역 등 세 곳이다. 해당 시설은 2006년 1호선 개통 당시 설치된 것으로 이후 추가 증설은 없었다. 더욱이 설치된 역의 이용객이 적은 탓에 수유실 사용빈도도 많지 않다. 반석역의 경우 세종으로 출퇴근하는 유동인구는 많지만 대부분 직장인들로, 수유실 이용 비율은 낮을 수밖에 없다. 대전 서구에 거주 중인 A 씨는 “어느 날 배가 고픈 아이 때문에 수유실을 찾은 적이 있다. 이용객이 많은 중앙로역이라서 당연히 수유실이 있을 줄 알았지만 없어 발만 동동 구르다 결국 화장실에 앉아 수유했다”며 “기저귀의 경우 기저귀 교환대가 대부분의 화장실에 있어 걱정없지만 수유실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수유실은 아기에게 수유(착유)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방문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시설로 영유아기 아이에게는 꼭 필요한 공간이다.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연장 및 관람장(1000㎡ 이상), 전시장 및 동·식물원, 국가 및 지자체 청사 등에는 수유실 등 임산부 휴게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지하철은 의무설치 대상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지하철의 경우 환승역을 제외한 109개 모든 역사에 수유실이 설치돼 있어 대전과 대비된다. A 씨는 “대전지하철의 경우 역사 내 수유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 같다. 추가 설치가 필요하고 특히 현재 설치가 돼 있는 곳도 특정 지역에 편중돼 있는데 대전역이나 중앙로역 등 주요 거점 역을 중심으로 수유실 운영을 재편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제안했다.

대전교통공사 관계자는 “해당 사안에 대해 개선 요청이 들어오면 새로 만드는 등 조치가 이뤄지겠지만 당장 3곳의 수유실만 하더라도 이용객이 없고 수유실을 만들 공간과 비용 등 여력이 충분하지 않다”며 “이와 관련된 불만사항 접수도 없어 증설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수유 필요 사실을 역무원에게 요청할 경우 역무실 내 역무원 휴식공간으로 안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wg9552063@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