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0일 대전ART마임페스티벌]
대전예술의 자존심 대전ART마임페스티벌이 돌아왔다. 2025 제17회 대전ART마임페스티벌이 19일과 20일 열린다.
19일 오후 7시30분 옛 충남도청사에서 개막작 ‘마임대전’이 펼쳐진다. 마임대전은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마임 공연을 소개하는 축제의 정체성이 담긴 프로그램이다. 개막공연은 국내 최고의 행위예술가 김석환의 도발적인 작품과 현대마임연구소 제스튀스 김은미 마임이스트의 현대마임 특유의 몸짓을 선보인다. 마임의 대중적 예술성을 감상할 수 있는 수준 높은 마임작품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튿날 20일 오후 3~4시에는 중구 문화예술의 거리, 원도심 우리들공원 일원을 거대한 무대로 삼아 ‘원도심 곳곳을 누벼라’가 진행된다.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거리 마임극, 그리고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빨간코마임맨 거리퍼레이드가 원도심 일대를 마임으로 수놓을 예정이다.
오후 4시30분부터 6시까지 중구문화예술축제 ‘원도심몸짓난장’이 배턴을 이어받아 마임으로 한 차례 더 원도심을 뜨겁게 달굴 예정이다. 같은 날 진행되는 중구북페스티벌과 연계해 중구민과 방문객에게 문화예술의 중심 중구를 제대로 즐길 시간을 선사한다.
축제 관계자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은 예술가들과 그들의 진심에 응답해준 시민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번 축제가 대전의 예술이 여전히 살아 숨쉬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차철호 기자

추신) - 박종선 문화기획자·칼럼니스트
마임이 본격적으로 대전에서 시작된 것은 마임아티스트 ‘최희’가 파리에서 돌아온 2003년부터였다. 그가 떠난다고 말했을 때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그런 그가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우리 앞에 광대로 나타났다. 20년 전 그때를 생각하면 충격적이었다. 겉으론 고생했다 말했지만 속으론 ‘광대라니…. 파리에서 고작 광대 짓을 공부했다고?’ 당시 우리가 알고 있던 ‘마임’은 비주류 아웃사이더들의 예술이거나 김완선의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의 노래제목을 벗어나지 못할 때였다.
‘마임’은 당시 서울 중앙무대에서도 자리 잡지 못한 아웃사이더 예술이었다. 프랑스 파리 유학파 마임아티스트라고 환대받을 무대도 없는 현실에서 대전마임은 시작된 것이다. 지역 연극무대에서 치열한 20대를 살아내며 무대 위에서의 작은 몸짓까지도 허투루 하지 않겠다는 아티스트의 고민과 갈증을 풀기 위해 감행한 가난한 유학생 아티스트의 꿈은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젊은 예술가들의 멘토가 되어 그들과 함께 무대에 오르고 관객과 만나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마임을 축제로 만날 수 있는 곳은 춘천과 대전뿐이다. 5월 춘천은 마임의 도시가 된다. 1989년 유진규 선생이 서울을 떠나 춘천에서 마임 축제를 연 것이 시발이 되었다. 해를 거듭하며 춘천은 세계적인 마임도시로 성장했다. 해마다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의 관객 10만여 명이 춘천을 찾는다고 한다. 춘천시민을 제외한 외지방문객이 쓴 지역경제유입액도 1인당 27만여 원에 이르고 축제의 경제효과도 243억 원에 달한다고 알려졌다.
굳이 문화예술을 경제적 입장에서 보지 않더라도 대전ART마임페스티벌이 대한민국에서 마임을 즐길 수 있는 단 두 곳 중 하나이자 9월 그것도 가을에 볼 수 있는 유일한 축제인 점을 고려한다면 새로운 장르의 예술을 경험하려는 관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듯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