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라이온즈와 롯데 자이언츠의 2025시즌 15번째 맞대결이 경기장 구조물 붕괴 여파로 취소됐다.
KBO는 지난 1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삼성과 롯데의 시즌 팀 간 15차전 취소를 결정했다. 이날 취소된 경기는 예비일인 오는 24일로 자동 편성된다.
이날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는 오후 2시 40분께부터 비구름이 몰려오면서 장대비가 내렸다. 홈팀인 삼성 구장 관리팀은 신속하게 내야 그라운드 전체에 방수포를 덮는 등, 운동장 상태 악화에 대비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2시 29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일대에 대한 예보를 통해 오후 3시 이후 시간당 3.1mm, 4시 이후 11.5mm, 5시 이후 3.2mm의 강수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비는 강수량뿐만 아니라 강풍도 동반했다. 성인 남성이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울 정도의 강풍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강타했다.
하지만 기상청 예보는 일부 빗나갔다. 오후 3시 30분 이후 빗줄기가 약해졌고, 4시부터는 구장 관리팀이 내야에 덮어둔 방수포를 걷으며 그라운드 정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원정팀인 롯데 선수단은 방수포가 덮이지 않았던 외야에서 캐치볼과 가벼운 러닝 등으로 몸을 풀며 경기를 대비했다.
그러나 오후 4시 40분쯤, 1루 쪽 익사이팅존의 그물망 폴대(기둥)가 쓰러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날씨와 관계없이 정상적인 경기 진행이 어려워진 것이다.
기둥은 관중석 방향으로 완만하게 기울며 넘어졌다. 다행히 속도가 빠르지 않아 관중석의 큰 파손은 없었다. 또, 우천으로 인해 관중 입장이 지연되면서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통상 오후 6시 30분 경기의 경우, 관중 입장은 2시간 30분 전부터 시작된다.
현장에 파견된 KBO 경기감독관은 오후 5시 5분, 경기 취소를 결정했다. KBO는 공식적으로 “그라운드 사정 및 기타 사유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1층 익사이팅존 폴대가 쓰러진 것은 순간적인 돌풍으로 인해 하중을 견디지 못했기 때문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익사이팅존은 1, 3루 더그아웃 옆에 위치한 좌석 구역으로, 경기 중 선수들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명당으로 꼽힌다. 더그아웃 내부까지 시야가 확보돼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지난 2016년 개장 이후 구조물이나 시설 관리 측면에서 별다른 사고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대대적인 안전 점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은 올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단일 시즌 150만 관중을 돌파하며 KBO리그 흥행을 주도하고 있다.
10개 구단이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9개 구장 중,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는 가장 많은 2만 4,000명을 수용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