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영화 '731' 포스터
사진=영화 '731' 포스터

중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 731부대의 생체실험 만행을 다룬 영화 ‘731’이 개봉 첫날 역대 최고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우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에 따라 중국 내 반일 정서가 높아지면서 현지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의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18일 개봉한 ‘731’은 개봉 첫날 3억 위안(약 585억원)의 수익을 기록하며 25만 8000회의 상영횟수를 기록, 중국 영화 개봉 첫날 흥행 기록 1위를 달성했다. 이 영화는 일본군이 중국 동북부에서 자행한 생체실험과 그 희생자들을 소재로 제작됐으며, 3000명 이상의 중국인, 한국인, 러시아인이 희생됐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고 있다.

당초 7월 31일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는 만주사변 발발일인 9월 18일로 개봉일이 변경됐다. 중국에서는 매년 만주사변 기념일에 반일 감정을 환기하기 위해 방공 사이렌을 울리는 등 ‘국치(國恥)를 잊지 말자’는 행사가 열린다.

영화 개봉 후 현지 관람객들은 충격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일부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일본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한 중국인 여성은 “일본인들은 너무 잔인하다. 용서할 수 없다”고 발언했다.

한편, 중국 내 일본인 사회에서는 반일 감정 고조에 따른 안전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일본 교민들에게 외출 시 주의를 당부했으며, 일본인 학교들도 경계를 강화했다.

특히, 지난해 광둥성 선전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중국인 남성에게 칼에 찔려 사망한 사건 이후 일본인 학교들은 안전상의 이유로 휴교하거나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나타났다. 베이징, 상하이, 장쑤성 쑤저우의 일본인 학교도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주중 일본대사관은 일본인들에게 반일 감정이 고조될 수 있는 역사 기념일에는 일본어 사용을 자제하고, 일본인임을 드러내는 복장도 피할 것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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