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진욱 ㈜투비유니콘 대표이사

대한민국 AI 3대 강국의 꿈은 기술과 수요가 균형을 맞춰 신속하게 진행될 때 목표 달성을 앞당길 수 있다. AI가 산업 전반의 생산성 혁신을 가져오기 위해서는 ‘기술을 만드는 기업’과 ‘기술을 활용하는 기업’을 함께 성장시키는 정책이 필요하다. 정부의 AI 정책이 책임 있게 원천기술 개발을 진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면서 개발된 기술이 산업현장에서 실증을 통해 정착되게 하는 톱니바퀴 지원이 원활히 진행되어야 비로써 산업 생태계는 활력을 찾게 된다.

AI 기술 기업은 항상 불확실성에 따른 기술 개발과정의 부담과 위험성을 갖고 있다. 반면, 수요기업은 현장 도입 단계에서의 비용과 책임에 대한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기술 기업에는 공공의 리스크 분담과 공통 인프라로, 수요기업에는 조달과 규제 해결 지원으로 각각 풀어줘야 한다. 기술은 앞서가되 수요는 머뭇거리거나, 수요가 많음에도 믿고 도입할 기술이 부족한 상황이 반복되는 상황을 동시에 해소해 나가는 정책이 필요한 이유이다.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이 기술 개발에 필요한 고성능 연산과 검증된 공공·민간 데이터를 국가 연산 바우처와 데이터 트러스트를 통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R&D 지원사업에 ‘피벗 가능한 중간 점검’을 도입해 “실패는 사업중단이 아니라 학습”이라는 판단 아래 성공과 실패를 막론하고 후속 기회를 연결하는 시스템 도입이 필요하다. 기술도입 및 활용 기업에게는 바우처와 컨설팅 지원으로 불확실성과 비용 부담을 동시에 낮춰주고, 재직자 교육으로 내부의 실행 역량을 키워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재난 대응 등 공공성과 시급성이 큰 분야는 별도의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한다. 국토·기상·소방·지자체 데이터를 통합한 재난 AI 데이터 레이크와 실시간 합성 시나리오를 제공하고, 탐지–예측–의사결정 지원 모델을 상시 평가하고 개선하는 상설 테스트베드가 운영된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현장 부처가 앵커 고객이 되어 장비와 플랫폼을 조달하고, 민간은 모듈을 공급하고 고도화하는 역할 분담이 원활히 진행된다면 더할 나위 없다. 이는 국민 안전을 담보하는 동시에 기술의 조기 성숙과 수출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토대가 되기 때문이다.

AI 혁신은 기술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기술을 실현하는 현장, 위험을 덜어줄 제도, 성과를 확산할 시장이 함께하는 톱니바퀴 시스템이 제대로 가동되어야 가능하다. 정부가 추진하는 AI 3대 강국 정책의 실질적 실행 엔진은 기술 개발 기업과 활용 기업을 동시에 밀어주는 투 트랙 지원이 정답이다. 정부는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정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기업은 책임 있는 기술과 정직한 성과로 응답해 나갈 때 우리 산업의 AI 전환이 확실하게 실현되고 세계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그 길을 함께 열어가며 반드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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