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글라스, 음성안내 이어폰 등 서비스 제공
농인을 위한 수어 전시 해설자의 전문 해설

대전문학관에서 열리고 있는 ‘박용래 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 – 눈물의 시인 박용래’가 무장애 전시를 선보이면서 장애의 벽을 허물고 있다. 무장애 전시는 장애인·비장애인 모두가 차별 없이 예술을 감상할 수 있도록 물리적·정보적 장벽을 최소화한 전시로 촉감 바, 촉감 타일, 점자책, 수어 해설, 음성 안내 등 다양한 보조수단을 활용해 시각·청각장애들도 예술을 즐길 수 있다.
전시를 보기 위해 찾아간 대전문학관, 전시하는 곳을 찾지 못해 헤맸다. 한쪽 벽을 보니 안내판이 있어 확인 후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시장으로 올라갔다. 전시장에 들어서자 가장 먼저 환한 미소를 머금은 안내원이 다가왔다. 그는 조용히 화이트보드를 앞으로 내밀었다. 화이트보드에는 ‘전시를 관람하기 위해 왔어요’, ‘수어 통역 해설이 필요해요’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그는 일반 안내원이 아닌 수어 전시 해설자였다. 전시 관람을 하기 위해 왔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박용래 시인과 전시에 관련된 화면·음성해설을 진행하는 곳으로 안내를 받았다. 해당 전시 화면을 통해 수어 통역사, 자막, 음성해설이 적절하게 어우러져 전시를 설명했다. 해당 전시뿐만 아니라 모든 작품 아래에는 큐알코드가 있어 누구든지 작품에 대한 설명을 편하게 볼 수 있었다. 또 점자블록, 촉지 안내판, AR글라스, 음성안내 이어폰 등이 마련돼 있어 장애인·비장애인 모두 전시를 즐길 수 있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수어 전시 해설자가 사용하던 해설 자료였다. 페이지마다 빼곡히 메모가 적혀 있었고 여러 차례 사용으로 종이가 구겨지고 닳아 있었다.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해설을 위해 해설자가 얼마나 많은 준비와 노력을 기울였는지 느낄 수 있었다.
수어 전시 해설자 성연희 씨는 “수어 전시 해설자라는 직업이 아직은 생소하지만 많은 농인들이 전시를 즐길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원했다”며 “지금까지 네 차례 해설을 진행했는데 농인 관람객들이 무장애 전시를 반기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농인뿐 아니라 모든 장애인들이 차별 없이 전시와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무장애 전시·공연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주빈 기자 wg955206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