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의 생활 친화적 도서관문화 향상을 위해 설립된 작은도서관이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전은 작은도서관 폐관율 전국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다른 도시보다 문제가 심각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전국 6830곳의 작은도서관 중 1440곳(21,1%)이 휴·폐관 상태다. 이는 2019년 6672곳 중 648(9.7%)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특히 대전이 페관율 9.5%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대전은 221곳 중 21곳이 문을 닫았다. 세종(6.1%), 광주(5.9%), 강원(5.3%)보다 높고 전국 평균 4.4%의 두 배가 넘는 수준이다.
작은도서관에 대한 주민들의 이용은 증가 추세다. 전국적으로 작은도서관 이용객은 2020년 2198만명에서 2024년 3247만명으로 5년간 1000만명 이상 늘었다.
작은도서관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데 휴·폐관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제도적으로 비현실적인 문제점과 함께 예산 부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우선 2023년 도서관법 시행령을 개정해 공립작은도서관에 전담 사서 배치를 의무화하면서 인력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곳들이 늘어났고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 한다.
사실 규모가 제법 큰 도서관도 전담 사서직을 구하기 쉽지 않은 판에 작은도서관까지 사서직 배치를 의무화한 것은 현장 여건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을만하다. 작은도서관 운영 품질을 높이겠다는 조치가 운영 자체를 흔들리게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예산 감소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문체부 작은도서관 지원사업 예산은 2020년 83억 4900만 원에서 2025년 71억 2400만 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작은도서관 문화가 있는 날’ 사업은 2023년까지 연간 200만원이 배정됐으나 2024년부터 전액 삭감됐고, ‘순회 사서 지원’, ‘책 친구 지원’ 사업 등의 예산도 줄었다.
작은도서관은 접근성이 용이한 생활 밀착형 소규모 문화 공간으로 독서는 물론 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자연스럽게 지역 공동체 결속력을 높이기 위해 설립됐다. 이용객이 증가하고 있는 등 주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는데 제도적인 문제와 예산 부족으로 문을 닫는 곳이 증가한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제도적인 문제점을 현실에 맞게 고치고 관련 예산을 확보해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되도록 해야 한다. 더 나아가 지역민들이 공유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 대책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특히 휴·폐관율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대전은 문제점이 뭔지 파악하고 개선책을 마련하는 등 더 분발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