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이어 대전서도 대규모 포착
환경聯 “도심 생태축 역할 중요”

대전에서 집단으로 이동 중인 왕새매떼.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대전에서 집단으로 이동 중인 왕새매떼.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가을 하늘을 가르며 남쪽으로 향하는 왕새매 무리가 대전 도심 상공에서 관찰됐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탐조모임에 의해 발견된 것인데 지난 8일 세종에서 2개체가 확인된 데 이어 10일엔 대전 한밭수목원 상공에서도 이동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특히 대전에서 확인된 개체 수는 무려 305마리에 이른다.

왕새매는 매과의 중형 맹금류로 여름철 한국, 일본, 중국 동북부, 러시아 연해주 등지에서 번식하고 가을이면 동남아시아로 이동한다. 논습지나 하천 주변의 개활지를 선호하며 개구리·곤충·소형 포유류 등을 먹는다. 이동 시기에는 무리 지어 하늘을 높이 날며 장관을 이룬다. 환경운동연합은 중부 내륙이 왕새매의 주요 이동 경로임을 보여주는 동시에 도심에서도 철새 이동로가 여전히 살아 있음을 확인한 사례로 평가했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관찰을 계기로 도심 생태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밭수목원과 갑천변 상공을 따라 이동한 왕새매 떼는 대전 도심의 녹지축이 여전히 생물 이동 통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거다.

환경운동연합은 대전·세종시가 공동으로 철새 이동 경로 모니터링 체계를 마련하고 갑천·금강·대청호·수목원 등 주요 생태축을 잇는 보전 구상을 수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향후 개발계획 수립 시 조류 이동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근우 수습기자 gnu@ggilbo.com

세종 장남평야에서 비행하는 왕새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세종 장남평야에서 비행하는 왕새매. 대전환경운동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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