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 수준 규칙성과 단계적 변형 거동 분석 통해 설계법 제시

한국연구재단은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김형섭 교수 연구팀이 타이타늄에 중엔트로피합금 설계 전략을 통합한 새로운 합금 설계 기법을 제안하고, 경량·고강도·고연신을 동시에 실현한 합금을 만들었다고 23일 밝혔다.
중엔트로피합금은 주요 금속 원소에 보조원소를 더하는 일반적 합금과 달리 여러 원소를 비교적 동등한 비율로 혼합해 높은 혼합 엔트로피를 가지며, 합금원소의 종류와 함량을 더 자유롭게 조절해 합금의 강도, 연성, 내식성 등을 발전시킬 수 있다.
최근 웨어러블 기기, 항공기, 자동차 부품 등 일상생활에서부터 최첨단 산업에 이르기까지 가볍고 강한 구조용 합금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낮은 질량에도 높은 하중을 견딜 수 있는 타이타늄 합금과 여러 원소를 동등한 비율로 혼합하는 방법으로 설계의 폭을 넓힌 중엔트로피합금의 융합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연구팀은 타이타늄 합금 설계기법과 중엔트로피합금의 서로 다른 설계기법을 통합해 경량·고강도·고연신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합금 설계법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원자 수준의 관측이 가능한 고해상도 전자투과현미경과 에너지분산분광법을 통해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에서 다수의 주요 원소가 합금 내부에서 복합적인 상호작용을 거치며 단거리 범위(원자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일정한 규칙성이나 배열을 지닌 상태) 규칙이 형성됨을 규명했다.
또 이 같은 규칙이 합금의 변형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금속이 늘어날수록 강도가 증가하는 가공경화 효과를 유도해 높은 연신율까지 확보할 수 있음을 밝혔다.
연구책임자인 김형섭 교수는 “새로운 합금 소재는 운송·에너지·우주항공 등 다양한 산업의 부품 경량화를 이끌어 연료 효율 향상과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연구는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 개발의 출발점으로, 앞으로 다중 강화기구를 더욱 활용한 초고강도 타이타늄 중엔트로피합금 개발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중 기자 kimhj@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