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대 의대 신입생 과반 ‘N수생’
지방 로스쿨 내 ‘SKY’ 출신도 40%

사진= 국가교육위원회
사진= 국가교육위원회

이공계 인재는 의대, 인문계 인재는 로스쿨에 편중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수험생들이 ‘N수’를 감수하거나 최상위권 학부생들이 지방 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일도 적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이 지방거점대학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의대에 입학한 1382명 중 절반 이상인 829명(60%)이 N수생이다. 학교별로 나눠보면 전북대가 신입생 171명 중 N수생 133명으로 무려 77.8%의 비율을 보였고 충북대 75.4%(95/126), 부산대 74.8%(122/163) 등이 뒤를 이었다. 현역 수험생 비율이 과반인 학교는 서울대와 강원대 단 2곳 뿐이다. 서울대는 신입생 137명 중 고3 수험생이 104명이고, 강원대는 91명 중 52명이다. 이외의 대학에서는 모두 N수생들이 신입생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 의대 신입생의 출신 고등학교를 보면 일반고가 1057명, 자율형사립고가 261명으로 대다수지만 과학고 26명, 영재고 15명, 외국어고·국제고 8명 등 특수목적고등학교 출신도 49명으로 집계됐다. 특목고는 기초과학, 외국어 등 분야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학교지만 여전히 목적에 맞지 않는 진학이 이어지고 있다.

인문계 인재들은 로스쿨로 몰리고 있다. 특히 지방 로스쿨 신입생 중에서도 최상위권 대학 출신들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강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지방 로스쿨 11곳의 신입생 972명 중 ‘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학부 출신은 38.9%인 378명이다. 특히 부산대는 132명 중 59.1%인 78명으로 11개교 중 비율이 가장 높았다. 지난 3년을 합산해도 전체 신입생 2930명 중 37.8%에 해당하는 1108명이 SKY 학부 출신이다. 3년간 SKY 출신 신입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학교는 경북대다. 경북대는 2023년 신입생 132명 중 SKY 출신만 71.2%인 94명에 달하는 등 지난 3년간 396명을 모집하면서 244명(61.6%)의 SKY 출신을 뽑았다. 변호사 시험 응시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로스쿨 6학기 이수가 필수적이기 때문에 지역과 무관하게 지원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대 진학을 위해 장기 수험 생활을 하고 로스쿨에 진학하기 위해 최상위권 학부생들이 지방으로 향하는 건 우수 인재들이 특정 학과에만 편중되고 있는 상황의 심각성을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은 “다양한 배경의 인재들이 성장하도록 만들어진 로스쿨 제도 등이 기존 학벌 구조를 고착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며 “제도의 전반적인 변화를 고민해야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현재 수습기자 chohj05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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