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연쇄 살인범 이춘재의 전 부인이 31년 만에 침묵을 깨고 입을 열었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괴물의 시간' 2부에서는 이춘재의 전 아내 이모씨가 과거의 경험을 증언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앞서 이춘재는 지난 1994년 처제를 성폭행·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었다.

이후 경찰은 DNA 대조를 통해 그를 화성 연쇄 살인의 진범으로 특정했다.

이날 방송에서 이모씨는 "가족들도 나를 원망한다. 나보고 '네가 그 사람(이춘재)을 만나서 집안이 풍비박산이 났다'고 한다. 나도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예쁘게 살았을 것 같다. 한 사람 때문에 인생이 망가졌다. 그런 사람을 만난 건 제 잘못일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모씨는 이춘재와의 인연에 대해 "나는 건설회사 여직원이었고 그 사람은 하청업체 직원이었다. 그쪽 일은 새벽에 시작하지 않나. (이춘재는) 한 번도 시간을 어긴 적 없이 철저했다. 그 사람이 먼저 대시했다. 남자가 참 손이 곱다는 생각을 했다. 그렇게 나빠 보이는 면은 별로 없었다. 출소 직후라는 건 전혀 몰랐다"고 회상했다.

이어 "'나는 왜 안 죽였을까, 나는 왜 살려뒀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그런데 경찰이 '아이 엄마라서 그런 것 같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또한 "제가 임신을 해서 함께 병원에 갔다. 미혼모 시설을 알아보거나 수술을 하겠다고 했더니 (이춘재가) 안 된다면서 화성 집으로 데려갔다. 그 사람이 '아기 가졌어. 결혼할 거야. 내가 직장을 구할 건데 얘가 지낼 데가 없어'라고 했다. 어머니가 탁 주저앉으셨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결혼은 출산 이후로 미뤘다. 무당이 그렇게 하라고 했다. 시어머니가 무당을 맹신했다"고 이춘재의 어머니와 관련된 기억을 떠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