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공황장애' 등 건강 문제부터 '시위 참여', '게임' 등 다양한 사유로 시험을 포기한 수험생들의 사연이 이어졌다.
전북특별자치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전주시 한 시험장에서는 1교시 국어영역 도중 한 수험생이 공황장애 증세를 호소했다. 수험생은 곧바로 예비시험실로 이동했으나 증세가 계속돼 결국 시험을 포기하고 귀가했다.
부산 해운대구의 한 시험장에서도 수험생이 1교시가 끝난 뒤 쉬는 시간에 과호흡 증상을 보이며 실신해 응급조치를 받은 뒤 귀가했으며, 충북 청주시 흥덕구의 한 수험생은 호흡곤란을 호소하다 3교시 영어영역까지 치른 뒤 중도 포기했다.
온라인에서도 수능 포기 사례가 올라왔다. 이날 오전 한 커뮤니티에는 '수능 포기하고 나왔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수험생으로 추정되는 작성자는 "오늘 시위 있다고 해서 그냥 포기했다"며 "윤어게인"이라는 말을 남겼다.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자로 보이는 작성자가 집회 참여를 이유로 시험을 포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밖에도 '게임을 하기 위해 포기했다'는 수험생도 있었다.
이들은 '2026학년도 수능 시험 포기 확인증' 사진도 함께 올려 실제 퇴실을 인증했다. 수능을 중도 포기하려면 해당 확인서를 작성하고 서명해야만, 시험 시작 전 제출했던 휴대전화 등을 돌려받고 퇴실할 수 있다.
건강 문제로 인한 안타까운 사연도 이어졌다.
한 수험생은 "공대생인데 서울대 목표로 6개월 공부하고 전역하자마자 수능 보러 갔는데 몸이 너무 아프더라"며 "독감 검사했는데 양성이 떴다"고 밝혔다. 올해는 독감 유행 시기가 평년보다 한 달 이상 빨라지면서 수험생 건강관리에 비상이 걸린 바 있다.
또 다른 수험생은 당일 오전 8시 31분쯤 "갑자기 공황(장애)이 와서 나왔다"며 수능용 필기구 사진을 올렸다. 수험생 입실 완료 시각이 오전 8시 10분인 점을 고려하면, 1교시 시작 직후 시험을 치르지 않고 퇴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에서는 수능 응시 예정 학생이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와 구조 당국이 한강에서 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강서구 영일고등학교에서 응시 예정이었던 수험생은 결시했고, 당국은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영등포구 여의도 인근에서 오전 10시 10분경 학생을 발견해 부모에게 인계했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1교시 지원자 54만 8000여 명 가운데 결시율은 9.4%(5만 1000여 명)로, 전년도(13.4%)보다 4%포인트 낮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