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류·신발 1100만 점 전소 추정 ··· 구조물 붕괴 우려 속 진화 지속

▲ 15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 현장 모습. 독자제공

지난 15일 오전 충남 천안시 동남구 풍세면 이랜드패션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해 약 9시간 30여 분 만에 큰불이 잡혔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 7분 “4층에서 불이 난다”는 최초 신고가 접수되자 7분 만에 대응 1단계를 발령했고 불이 빠르게 전 층으로 확산되면서 오전 7시 1분 대응 2단계로 격상했다.

2014년 7월 준공된 이랜드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9만 3210㎡에 달한다. 화물차 150대가 동시 접안할 수 있으며 하루 최대 5만 박스, 연간 400만~500만 박스를 처리하는 대형 물류시설로 의류·신발 등 약 1100만 점이 보관돼 있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보관 물품들이 불쏘시개 역할을 하며 화세를 키웠다.

소방당국은 헬기 11대를 포함한 장비 145대, 인력 431명을 투입해 진화에 나섰지만 내부 가연물과 짙은 연기 때문에 진압이 쉽지 않았다. 화재는 4층에서 시작해 1층까지 번졌고 오후 들어 일부 구조물이 붕괴하며 진입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근무 중이던 직원 3명이 모두 대피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전체 건물이 전소하며 막대한 재산 피해가 예상된다. 천안시는 오전 7시 20분 재난문자를 발송해 주민들에게 연기 피해 우려를 알렸고 농작물·가축 관리에 주의를 당부했다.

현장에는 김석필 천안시장 권한대행과 이정문 의원, 성호선 충남소방본부장 등이 방문해 대응 상황을 확인했다. 김태흠 충남지사도 현장을 찾아 “내부에 고립 인원 등이 없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하고 작전을 펼쳐 진화 과정에서 소방관 등이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이어 “건물 안에 불에 잘 타는 의류 등이 많아 진화가 더딘 것 같다”며 “큰 불은 잡은 것 같지만 주변으로 불이 번지지 않도록 철저히 대응해 줄 것”도 주문했다. 한편 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유해가스 다량 발생으로 주민 건강이 우려됨에 따라 화재 현장 인근에서 대기질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있다.

소방당국은 오후 3시 35분 큰불을 잡았으나 건물 붕괴 위험이 커 내부 진입은 중단된 상태다. 구조 안전점검 이후 잔불 정리를 이어갈 계획이며 불이 완전히 진압되면 경찰·소방이 합동 감식에 나서 발화 지점과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현장. 충남도 제공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 화재 현장. 충남도 제공
지난 15일 충남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장을 방문해 화재진압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지난 15일 충남 천안 이랜드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발생, 김태흠 충남지사가 현장을 방문해 화재진압 현장을 지휘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화재 진압이 마무리 된 뒤의 이랜드패션 물류센터 모습. 김인수 기자

 

천안=김인수 기자 kiss@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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