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철강, 2차전지 등 한국 10대 수출 주력 업종의 절반이 중국에 이미 추월당했고 5년 뒤에는 10대 업종 모두가 경쟁력에서 뒤처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나왔다.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 등 주요 국가에도 경쟁력이 해가 갈수록 밀릴 것으로 예상됐다.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한국경제인협회가 10대 수출 주력 업종의 매출 1000대 기업(200개사 응답)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한·미·일·중 경쟁력 현황 및 전망 조사’ 결과 기업들은 현재 최대 수출 경쟁국으로 중국(62.5%)을 가장 많이 꼽았고 미국(22.5%), 일본(9.5%) 순이었다. 5년 뒤인 2030년의 최대 수출 경쟁국으로는 중국이 68.5%로 6%포인트 올랐다.
한국의 업종별 기업경쟁력을 중국과 비교해 보면 현재 중국은 철강, 일반기계, 이차전지,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등 5개 업종에서 앞섰다. 하지만 2030년에는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전자, 선박, 석유화학·석유제품, 바이오헬스를 포함한 10대 주력 업종 모두에서 중국에 추월 당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비교해서도 현재 한국이 경쟁 우위를 가진 분야는 철강, 선박, 이차전지 등 3개 업종에 그쳤고 반도체와 바이오헬스 등 나머지 7개 업종에서는 미국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30년에는 철강 경쟁력도 미국에 추월 당해 한국이 미국보다 앞선 업종은 선박과 이차전지 등 2개로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은 가격경쟁력, 생산성, 정부 지원, 전문 인력, 핵심 기술 등 6개 평가 항목 중 5개에서 한국에 비해 경쟁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은 상품 브랜드에서만 중국에 비교 우위에 있지만 이마저도 5년 후에는 중국에 밀릴 것으로 전망됐다.
대한민국은 수출로 살아가는 나라다. 우리의 GDP 중 상당 부분이 수출에서 비롯되고 있고 국가 성장의 원동력 또한 수출과 산업 경쟁력에 달려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이차전지 등 우리가 세계 속에서 자랑하는 업종들은 한국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들이다.
그런데 이런 수출 주력 업종들의 경쟁력이 줄줄이 중국에 추월 당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기업들은 국내 제품 경쟁력 악화, 대외 리스크 증가와 함께 인구 감축 등에 따른 내수 부진, 핵심 기술 인력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이를 해소하지 않으면 우리 수출은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를 위한 국가 차원의 특단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대외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핵심 인력 양성 시스템을 구축하는가 하면 세제 규제 완화, 노동시장 유연화 등 경제 효율성 제고를 위한 제도적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