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지발협 아카데미, 지난 20일 열 번째 특강 진행

▲ 최석원 전 공주대 총장이 지난 20일 공주문화원에서 열린 공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아카데미 열 번째 특강에서 계룡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건용 기자

최석원 전 국립공주대 총장이 계룡산의 세계복합유산 등재를 위한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 주목 받고 있다.

최 전 총장은 지난 20일 ‘계룡산, 금강의 생태적 가치와 보전을 위한 노력’을 주제로 공주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운영 중인 지속가능발전 아카데미 열 번째 강의에 나섰다.

전 푸른충남21 회장이자 현 명학장학회 이사장인 최 전 총장은 이날 특강에서 계룡산의 자연유산적 가치와 문화유산적 가치를 고찰하며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복합유산적 가치 발견 노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계룡산의 자연유산적 가치는 생태 다양성과 희귀종, 독특한 자연 경관과 지질, 지속 가능한 보전 중요성을 꼽았다. 식물 860종, 포유류 25종, 조류 52종, 곤충류 1184종, 양서·파충류 16종, 담수어 25종 등 2100여 종의 동식물, 한국 고유종인 노랑무늬붓꽃과 세잎 승마 등의 희귀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또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삵, 담비 등은 물론 고지대의 깨끗한 자연 선호하는 청정풍뎅이가 서식하고 있다.

아울러 천황봉, 관음봉, 연천봉 등 개성 있는 산봉우리와 능선, 울창한 산림, 계곡 등은 독특한 경관을 제공하고, 사계절 변화는 생태 중요성과 함께 기후변화를 관찰할 수 있는 장소로 관련 연구에 기여하고 있으며, 화강암과 편마암의 풍화와 침식 과정을 통해 형 성된 암석 구조들은 지질학적 가치가 높다고 봤다.

따라서 계룡산은 중요한 생태지역인 만큼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자연 보전이 중요하고, 유서 깊은 산림과 풍부한 생태계, 고유의 지형과 자연경관이 신성하게 여겨지고 있는 만큼 국립공원으로의 지속적인 보호와 관리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룡산의 문화유산적 가치는 국가 제사 및 신앙 중심지, 풍수적 명당, 유서 깊은 불교문화유산을 꼽았다. 용신 또는 산 자체를 신성시하는 산신앙 중심지로 국가적 제사처로서 신원사 인근에 중악단 위치해 있고, 민속 신앙 및 신흥 종교의 요람으로 유명하다.

또 풍수지리상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과 비룡승천형(飛龍昇天形) 명당으로 조선 태조 이성계의 천도 후보지였으며, 한국 4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힐 만큼 풍수지리적으로 뛰어난 산세를 자랑한다. 아울러 동학사, 갑사, 신원사 등의 천년고찰이 자리해 지정문화유산 15점 등 유서 깊은 불교문화유산이 존재하고 있다.

따라서 계룡산의 자연적 및 문화적 특징은 뛰어난 경관적 가치와 함께 신성시되는 자연 공간을 만든 것으로 보이며, 산림과 폭포, 암석, 풍경과 같은 자연적 아름다움은 영산의 산림과 맥락을 이루며 자연 숭배와 신앙 활동의 장소로서 연결되는 등 복합유산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계룡산의 세계복합유산 등재를 위한 문화유산적 가치와 자연유산적 가치 고도화를 제언했다. 문화유산적 가치 고도화로는 ▲중악단과 산신제는 예전의 신성함과 고증을 보완할 수 있는 구체적 자료 추가 필요 ▲산신제에 대한 역사적 고증 완료 후 우리나라 대표 축제화 필요 ▲세계유산 등재 요건 중 하나인 영산 관련 유·무형 유산에 대한 보호 및 관리 체계 방안 수립 등을 제안했다.

또 자연유산적 가치 고도화로는 ▲계룡산의 자연경관이 문화적 활동(종교·신앙적 의미, 산신제 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자연환경과 문화적 관심의 상호 연관성 강조(자연과 문화가 융합된 계룡산의 가치 도출) ▲계룡산의 자연적 및 문화적 특징, 뛰어난 경관적 가치와 신성시되는 자연 공간의 연결 등을 제안했다.

특히 “영산 계룡산을 문화경관적 요소로 포함시켜 세계문화유산으로 추진하는 전략이 복합유산보다 비교적 수월하고 등재 확률이 높으나, 세계복합유산이 우리나라에도 존재함을 증명해야 한다”며 복합유산적 가치 발견 노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어 “문화·자연 관련 연구자와 지역사회가 협력해 유산적 가치를 발견하고, 문화적 보존과 자연적 보전 노력을 함께한다면 중장기적으로 훌륭한 성과가 나올 것으로 판단되며, 계룡산이 국가지질공원으로 등재된다면 복합유산 중 자연유산에 대한 검토는 어느 정도 이뤄진다고 판단돼 긍정적”이라고 덧붙였다.

계룡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서는 영산으로 등재된 다양한 국가의 세계복합유산을 비교 분석해 계룡산만이 가지는 탁월한 보편적 가치 도출, 자연환경과 생태계, 역사적 건축물과 유적이 긴밀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복합유산적 관점의 다각적이고 심도 있는 연구 필요성이 최 전 총장의 핵심 제언이다.

최 전 총장은 이날 금강의 생태적 가치와 보전을 위한 노력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전북 장수군 뜬봉샘에 발원한 금강은 한반도 4대강 중 하나로 약 397km의 길이에 유역 면적은 9859㎢에 달한다. 특히 충청과 전라의 젖줄이자 역사·문화·생태의 보고로 보전 및 활용에 심혈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2025년 기준 세계복합유산으로서의 영산(靈山)은 그리스의 아토스산, 중국의 타이산, 북한의 금강산 등 8건이다. 세계유산 1248건 중 복합유산은 3.3%(41건)를 점하고 있으며, 복합유산 중 영산 점유율은 약 19.5%(8건)이다.

공주=이건용 기자 lgy@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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