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회 배정물량 둘러싸고 끊임없이 잡음 양산

보령화력에서 배출되는 석탄회 배정을 놓고 보령시의 권한이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보령화력 석탄회를 4개 정제업체로 분배하는 과정에 대해 끊임없이 잡음이 양산되고 있다.보령지역에서 석탄회를 정제해 건설자재를 생산(재활용)하는 C업체는 두 차례의 행정소송에서 패했지만 최근 이 문제를 대법원으로 가져갔다.이 업체는 보령시가 권한을 남용해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불협화음…왜보령시와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본부는 2005년 1월 ‘보령화력 7·8호기 건설 이행협약’을 체결했다. 화력발전소 증설계획이 나오면서 지역민의 반발이 거세게 일자 시가 나서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이 협약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민 복리증진, 지역 문화체육진흥, 환경보전 등 보령화력의 지역사회 환원 의무에 대한 16개 조항으로 구성됐는데 여기엔 석탄회 활용 방안도 함께 담겨 있다. 그 내용인즉 ‘한국중부발전은 보령화력 7·8호기 및 송전선로 건설에 따라 보령화력 1∼6호기에서 발생하는 석탄회에 대해 관련 법규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보령시 또는 보령시가 지정하는 업체와 도내 유연탄발전소 석탄회 판매가의 평균가격에 우선적으로 공급계약을 체결하되 위 공급계약에 따라 석탄회를 공급받는 업체는 매입가격 일부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역사회발전기금으로 보령시에 환원해야 한다.단 석탄회 반출실적이 부진할 경우 한국중부발전은 보령시와 협의 후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보령시는 이 협약에 따라 석탄회 재활용업체 지정권을 행사했는데 여기서 잡음이 나왔다.보령시는 2008년과 2009년 보령화력에 석탄회 처리업체를 지정·통보(권고) 했는데 시는 업체지정을 넘어 업체별 배정물량까지 정해 함께 통보했다. 문제는 특정업체(A업체)에 전체 배정량의 60% 가량이 몰렸다는 데 있다. C업체는 즉각 반발하면서 ‘석탄회 물량배정 처분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시가 물량까지 배정하는 것은 권한을 뛰어넘는 것이고 물량 배정에 있어서도 뚜렷한 기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두 차례의 행정심판에선 ‘행정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기각’ 결정이 내려졌는데 C업체는 법원의 결정에 불복, 지난달 20일경 대법원에 상고했다.#. 솔로몬의 지혜가 안 보인다보령시는 석탄회 물량배정 문제를 놓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석탄회 처리업체 지정 문제는 당초 보령화력의 고민에서 먼저 시작됐다. 석탄회 처리업체가 많아지면서 석탄회 물량 배정을 놓고 수많은 민원에 봉착했고 처리업체와의 계약(수의계약)에 있어서도 법적인 문제를 안게 됐다.보령화력은 보령화력 7·8호기 건설 이행협약에 따라 민원을 보령시로 떠넘겼다. 발전소 증설에 따라 더 많은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야 하는 만큼 이 정도 민원은 보령시가 해결해주길 기대하면서 시에 의존했다.보령시의 입장이 난처해졌다. 기존 업체의 기득권 주장에 신생 업체의 요구가 겹치면서 갈등의 중심에 서게 됐다. 보령시는 결국 객관적인 기준 보다는 ‘지역사정’을 고려해 기득권을 인정하기로 결정했다. 충남도는 ‘석탄회 배정물량 특혜 의혹’에 대한 진정서를 검토한 뒤 ‘업체별 명확한 배정기준 마련 등 개선이 필요하다’며 보령시에 적정한 조치를 권고했지만 보령시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보령시는 ‘진정을 제기한 C업체가 농공단지 입주 당시 ‘보령화력 석탄회 배정과 무관하다’는 걸 인정하고 들어와 놓고 이제 와서 떼를 쓰고 있다’며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 또 다른 의혹석탄회 처리업체가 늘어 경쟁이 치열해졌고 시의 석탄회 물량 배정에 차등이 생기면서 갖가지 의혹이 제기됐다.석탄회 물량을 독보적으로 배정받은 A업체를 타겟으로 ‘전방위 로비’ 의혹이 불거졌다. 보다 많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보령시와 보령화력에 검은 유혹의 마수를 뻗치지 않았겠느냐는 게 핵심이다. 또 보다 질 좋은 석탄회를 공급받기 위한 로비도 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지난해 11월부터 보령시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보령화력 7 8호기 건설 반대 단체인 주교면대책위원회가 추천한 D업체에 대해서도 이권이 개입됐는 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도 석탄회는 남아돈다 보령화력 1∼8호기에서 배출되는 석탄회는 연간 120만t 정도다.석탄회 처리업체는 배정물량을 더 많이 달라고 아우성인데 정작 보령화력에서 석탄회가 재활용되는 것은 60%에 불과하다. 나머지 40% 정도는 그대로 매립된다는 얘기다. 건설경기가 좋을 때는 업체마다 물량을 확보하기 바쁘지만 비수기엔 돈을 줄테니 가져가라고 해도 가져가지 않는 게 현실이다. 보령화력 관계자는 “계약물량을 적게 배정받은 업체는 성수기에 물량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령화력 입장에선 물량배정 문제 보다는 비수기에 남아도는 석탄회를 어떻게 더 많이 재활용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석탄회(fly ashes)는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이 연소될 때 석탄 중 회분이 용해돼 급격히 냉각된 미세입자를 말하는 것으로 정제과정을 거쳐 주로 콘크리트 혼화재로 재활용된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