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1시 대전 유성구 노은동 소재 농산물공판장. 따스한 봄기운이 완연해졌지만 밤기운만큼은 아직 차가운 한기가 옷깃을 파고들었다.사람들이 한창 단잠을 청하고 있을 시각 불을 환하게 밝힌 공판장에서 이상한 주문 같은 소리가 들렸다. "허이~~흐이~~ 재우재우재우~~이십이십이십이십~~“ 경매사의 독특한 추임새와 말소리가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중간도매상들의 눈치작전이 시작됐다. 공판장은 밖의 추위를 잊을 만큼 경매열기로 뜨거웠다.손가락으로 가격을 매기는 수지식 경매가 사라진 이 곳도 전자경매시스템으로 경매가 진행되고 있었다. 새벽 1시 30분이 되자 경력 20년의 베테랑 경매사 최희윤(48) 대전원예농협 채소경매과장이 경매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베테랑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할 정도로 경매의 진행은 빠르고도 수월하게 진행됐다. 순간 노트북을 보며 경매를 진행하던 최 과장의 얼굴이 일순간 굳어지더니 갑자기 중간도매인들을 보며 언성을 높였다.“상추가격을 하루만에 반으로 깍으면 어떻게 한다는거야”“농민들도 먹고 살아야 할 거 아냐”작은 소동(?)이 끝난 후 경매는 무사히 끝이 났다.“시세가 잘 나와서 농민들이 만족해 할 때가 가장 기분좋고 보람을 느끼는데 아까처럼 말도 안되는 가격이 나오면 조금 화가 납니다” 최 과장이 겸언쩍은 듯 웃으며 속내를 들어냈다.이른 새벽부터 하루를 시작해 일을 마친 최 과장이 희망찬 내일을 기약하며 가족이 있는 집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개인 법인과 대전원예농협에서 20년의 경력을 갖고 있는 최 과장은 그야말로 베테랑이다.시세가 잘 나와서 농민들이 만족해 할때가 가장 보람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