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비의 도시 노르웨이 '베르겐'> 비는 또 내리겠지 ··· 젖어드는 그리움 동반한 채
  • 하수철
  • 승인 2013.10.16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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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에서 바라본 도시 안쪽. 왼쪽 산 정상이 해발 320m의 플뢰위엔(Floyen) 산으로 장난감 같은 케이블카를 타고 8분정도 올라가면 도달할 수 있다. 오른쪽이 십자가 교회이다.
여행을 하면서 사람의 의지로 될 수 없는 것이 현지의 날씨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황홀한 경치를 자랑하는 곳이라도 날씨의 도움이 없다면 그 멋진 장면을 충분히 만끽할 수 없음은 물론 사진에 담아 두고두고 감상할 수 없게 된다. 성공적인 여행을 위해서는 하늘의 도움이 결정적이다.

플롬에서 플롬바나 산악열차를 타고 뮈르달까지 해발 2m에서 866m까지의 구간을 50여 분 간 달리는 구간은 아름답기 그지없다고 알려져 있다. 스위스의 융프라우 산을 올라가는 열차를 탔을 때의 새하얀 느낌과는 다른 푸르른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기대가 가득하였다. 그러면 뭐하나 밖에는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계곡을 지날 때면 안개와 구름이 드리워지니 흔들리는 기차 창밖으로 사진을 찍어서 얻어지는 장면이 좋을 리 없다. 절벽사이 뚫어 만든 터널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거나 여러 개의 폭포가 펼쳐지는 경관을 눈과 마음으로 담아올 도리 밖에 없었다. 기차가 주요 경관지를 지날 때면 객실 문 위에 부착된 화면에 몇 나라의 언어로 자막을 보여주는데 한글 자막도 당당히 있다. 한국의 위상이 높아져서이거나 관광객의 수가 많아져서일 것으로 추측된다.

베르겐(Bergen)은 인구 25여만 명의 노르웨이 제2의 도시이다. 1070년 울라프 퀴레(Olav Kyrre) 왕이 도시의 토대를 잡은 후 12세기에서 13세기에 이르기까지는 노르웨이 수도였기도 했다. 14세기에서 15세기에 북해·발트해 연안의 여러 도시가 상업상의 목적으로 결성한 한자(Hansa) 동맹에 가입하여 특산물인 말린 대구를 수출하며 번영을 누렸다. 그래서인지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한다.
베르겐은 일 년 중 250여일 가량 비가 내리는 곳이다. 도착한 날도 비가 축축하게 내렸다가 그치기를 반복하였다.

베르겐의 중심지. 목조 건물이 있는 지구를 브뤼겐(Bryggen)이라 하는데, 13세기부터 16세기에 이르면서 지은 것으로 독일의 한자 상인의 집이나 사무실로 사용되었다. 현재에도 수공예품이나 상품을 파는 가게로 사용되고 있다. 베르겐의 험준한 지형에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다닥다닥 붙여 지어 져 있다. 밀집된 목조 건물이라 몇 번의 화재로 소실되기도 했는데, 그때마다 원형대로 복원과 수리하여 현재에 이른다. 1980년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으로 등록되었다. 우리나라 남대문의 화재로 인한 소실과 복원이 겹쳐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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