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수상자·국내외 저명인사, 대덕특구 발전방향·과학기술 비즈니스 新 패러다임 제시

불혹을 맞은 대덕연구개발특구가 세계적인 혁신클러스터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자양분을 공급받았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덕특구의 성공을 위한 다양한 화두를 제시한 것. 대덕특구 40주년을 맞아 지난달 29일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열린 국제컨퍼런스에서 참석자들은 과학자의 자율성과 도전정신, 이를 통한 해결책 만들기 등 다양한 의견을 내놨지만 공통적으로 과학의 ‘기본’을 강조했다.
한국 기초과학과 공학기술의 산실인 대덕특구 40주년을 맞아 노벨상 수상자를 비롯한 국내·외 저명인사와 클러스터 관계자 등 20여 개국 3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사는 ‘창조경제를 선도하는 대덕특구의 미래발전방향’이란 주제로 열렸다. 과학기술과 정부출연연구기관의 역할, 과학기술 비즈니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등이 발표됐다.

▲데이비드 와인랜드 교수-창조경제를 선도하기 위한 과학기술과 연구소의 역할

데이비드 와인랜드 교수
美표준기술연구소
와인랜드 교수는 지난해 프랑스 서지 아로슈 교수와의 연구를 통해 노벨 물리학상을 공동수상한 자신의 지난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말문을 열었다. 와인랜드 교수는 하버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워싱턴대학에서 박사후과정을 밟았다. 1975년 콜로라도주 볼더에 위치한 연방표준국(NBS), 현 미국표준기술연구소(NIST)에 합류했다. NIST의 목적은 계측, 표준, 기술의 발전으로 미국 내 혁신과 산업경쟁력을 촉진하고 경제적 안전과 삶의 질 개선을 꾀하는데 있다. NIST에선 이와 관련된 연구가 활발하다. NIST 등에서 와인랜드 교수팀의 연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고 있는데 복잡한 실험에 맞는 탄탄한 조직구성을 갖췄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과가 가능했고 이러한 조직구성을 가능하게 해준 곳도 NIST였다고 와인랜드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자신이 학업과 연구 모두에서 큰 혜택을 누렸다고 했다. 물론 제한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하는 연구과제를 선정하고 필요한 지원을 받았다.
와인랜드 교수는 “NIST는 연구원들의 연구에 간섭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며 “결국 기초과학 연구를 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면 좋은 결과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세정 원장-창조경제와 기초과학

오세정 원장
기초과학연구원
오세정 원장은 지식기반 사회 도래에 따른 주요 환경변화와 한국의 연구개발(R&D) 관련 이슈들과 창조경제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한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짚었다.
한국은 추격형 R&D 전략을 통해 급격한 경제성장을 실현했지만 지식기반사회에서 R&D의 질적 제고를 위한 글로벌 선도형 R&D가 필요한 시점이다. 오 원장은 일본 이화학연구소 사례를 들며 주요 정책 방향을 제안했다.
그는 “과학자에게 자율성과 창의성을 주는 게 기초과학 연구의 기본 개념”이라며 “국내에서도 기초연구를 응용과학·산업분야와 연결하는 이른바 ‘바통 존’(BATON ZONE)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드러냈다.
아울러 기초과학 분야의 세계적 연구기관 육성을 위해 설립된 IBS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연구개발특구와의 협력전략도 제안했다.

▲안네 크리스틴 리치코프 부사장-과학기술기반의 비즈니스 전략

안네 크리스틴 리치코프 부사장
핀란드 국립기술연구원
핀란드의 최대 공공과학연구기관인 국립기술연구원(VTT) 기술연구센터는 북유럽 최대 멀티-기술, 응용·비영리 리서치 조직이다. 고사양의 혁신기술과 서비스를 제공, 고객의 경쟁력과 지속적인 성장을 촉진한다. VTT의 장점은 그 기술적 노하우로 이종 기술을 조합해 장래 유망한 비즈니스 기회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VTT는 다양한 세계적 기술, 응용연구와 혁신 서비스, 기술, 산업·사회적 영향을 측정하는 전략적 예측 서비스 등을 체계적으로 조합해 고객의 경쟁력과 역량을 개선하고 지속적인 비즈니스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과학연구단지는 기초연구와 응용 연구, 상업적 개발까지 포함해 통합하는 것이 가장 성공적인 모델”이라며 “단순히 가시적인 결과만 도출해내는 게 아니라 문제의 솔루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했다. 특히 보통 20년은 걸려야 아이디어가 시장에 진출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만큼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강조했다.

▲최양희 이사장-창조와 융합 ‘새로운 패러다임을 향하여’

최양희 이사장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새로운 변화를 가능하게 하는 ‘창조’는 발명과 발견의 조합으로 가능하다. 최 이사장은 이러한 발견에 해당하는 융합의 개념과 사례, 전략을 제시했다. 또 창의적 마인드의 개발전략과 사례를 통해 도적적 창의 정신인 ‘X마인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기업경영에 창조를 접목하는 다양한 전술적 접근방식과 인재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통해 한국이 창의적인 국가로 거듭날 수 있는지에 대해 짚었다.
그는 “초창기 과학 R&D기관은 ‘창의성과 도전’을 생존의 구호로 삼았지만 요즘 과학자들은 ‘미래에 한 점을 찍는 연습’(도전적 목표)에서 멀어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과학자들이 민과 관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왕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대덕특구란 창구를 통해 과학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크리스티안 케텔스 교수-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산학연 혁신생태계 발전 전략

크리스티안 케텔스 교수
하버드大
세계 곳곳에서 경제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 산·학·연과 다양한 공공기관의 창의적 상호작용을 촉진하고 이를 통해 혁신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다.
케텔스 교수는 이번 강연에서 관련 개념을 설명하고 정책 결정과 관련된 그 유용함을 경험적 증거를 바탕으로 입증했다. 이를 다시 한국적 맥락에 적용해 한국이 보다 효과적인 혁신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이슈영역을 제시했다.

▲장순흥 교수-기술과 혁신 관련 대학의 역할

장순흥 교수
KAIST

대덕특구에서 이뤄지는 산학협력은 기술기반 경제와 산업을 지원하는 대학과 R&D 클러스터의 좋은 예로 꼽을 수 있다. 과거 한국에서 과학기술교육은 실제 기업과 시장의 요구와 동떨어져 있었지만 현재는 교육-산업 단지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고 있다. 기술혁신과 산업발전 간 상호관계가 더욱 긴밀해지고 관련 프로세스는 더욱 가속된 만큼 대학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그는 “대학은 인재를 창출하고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벤처기업을 양성해야 한다”며 “이외에도 대학 내 기술개발에 기반한 벤처 육성 등 캠퍼스 내에서 창출된 아이디어의 상용화를 위한 플랫폼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대학의 역할을 제안했다.

▲에드나 도스 산토스 두센버그 박사-창조적 기업과 일자리 창출 활성화 방향

에드나 도스 산토스 두센버그 박사
前 UN 수석연구원
지난 10년간 창조경제에 대한 논의는 새로운 사고와 정책대응을 촉구하며 국제경제와 발전 의제로 떠올랐다. 금융위기는 기존 주류경제 전략의 한계를 노출시켰고 지속가능한 성장과 상생발전을 위한 보다 포괄적인 접근방식의 필요가 드러났다. 세계 각국 정부는 경제, 기술, 문화, 환경간의 접점을 보다 잘 반영하는 새로운 정책을 모색하고 있으며 각국의 발전계획을 새롭게 구상하고 있다. 공공정책과 전략적 선택을 적절히 조합해야 창조경제의 잠재력을 이끌어낼 장기 전략을 수립할 수 있다. 정부부처간 협력, 적절한 규제장치, 자금조달체제가 중요하다. 세계적인 경제위기에도 불구하고 창조적 제품에 대한 수요는 전 세계에 걸쳐 꾸준히 늘고 있다.
그는 “아이디어, 지식, 창조성,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이 창조경제의 핵심”이라며 “적절한 정책을 통해 투자와 기술, 창조적 상품, 서비스의 생산과 교역이 육성되면 그 결과 다양한 일자리가 창출되고 혁신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