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머금은 나무가 아닌 직사각형의 차가운 콘크리트 빌딩이 회색 그림자를 드리우는 도시. 언제부턴가 사람들은 얼굴에 그늘을 지닌 채 아득히 멀어지는 시간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기다림과 여유를 통해 생명을 싹 틔우고, 만물을 깨우는 흙에서 비롯됐기 때문일까. 찻주전자는 자연의 모습을 닮은 듯하다.비어 있는 찻주전자를 보며 기기다림과 삶의 여유를 배울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린다. 19일까지 모리스갤러리에서 펼쳐지는 ‘티폿(Teapot)전’에 가면 찻주전자가 지닌 있는 조형적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다. 강상미, 김미경, 김현수, 김혜련 등 11명의 작가가 흙이라는 공통된 재료로 자신만의 세계를 재치 있게 표현한다.모리스갤러리 관계자는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우리가 평범히 접한 찻주전를 예술작품으로 새롭게 보며, 찻주전자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