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육아로 경력단절 조혜리씨

13년만에 표준연 연구현장 복귀

출산과 육아로 인해 직장 생활을 그만둔 여성과학기술인이 13년 만에 연구현장으로 복귀해 화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규직 기술원으로 채용된 조혜리(43) 씨가 바로 그 주인공.

28일 표준연에 따르면 조 씨는 재직 중인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표준연이 실시한 채용절차에 도전해 기술원으로 최종 합격했다. 최종합격자는 조 씨를 포함해 총 3명이 선정됐다. 경력단절 여성과기인 가운데 정규직으로 채용된 것은 조 씨가 처음이다.

조 기술원은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물리학과 석사학위를 취득한 뒤 같은 학교 물리학과·기초과학연구소 조교로 근무하던 중 출산을 위해 2001년 직장을 그만뒀다. 끊어졌던 경력을 다시 찾고, 잊고 있던 꿈을 위해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은 조 기술원은 2012년 4월 표준연 비정규직인 위촉연구원으로 활동을 재개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문을 두드린 끝에 정규직으로 채용돼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 기술원은 표준연 기반표준본부에서 색 측정의 표준이 되는 백색표준판의 반사율을 절대적인 방법으로 측정하고 측정시스템의 불확도를 평가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일을 그만 둔지 10여 년이 지난 후, 나이 등의 문제로 구직활동에 어려움이 많았었다”며 “나이에 상관없이 능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직장에 대한 정보를 꾸준히 살펴보고 도전한 끝에 입사의 꿈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표준연은 여성과기인의 육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출연연구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직장 내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등 가족친화 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친화인증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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