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기억에서 대전역 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대전 부르스'와 '가락국수'라고 한다.대전부르스는 1959년 안정애가 발표한 대한민국의 트로트 곡으로, 40년의 세월이 지난 현재까지도 국민 트로트로 불리고 있다. 이 곡의 작곡자는 김부해, 작사자는 최치수이다.최치수는 1959년 기차를 갈아타기 위해 대전역 플랫폼에서 쉬고 있다가 얻은 감흥을 곡으로 옮겨 담아 창작의 결실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잘 있거라 나는 간다"로 시작하는 가사는 대전역을 배경으로 이별의 아픔을 그리고 있으며, 끈적한 블루스 리듬과 애절한 가락으로 헤어지는 사람들의 비통한 심정을 잘 담아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1963년도에 상영된 ‘대전발 0시 50분’이라는 영화에 대전 부르스가 삽입됐다.이 영화는 자정이 넘은 새벽에 대전에서 목포로 향하는 완행열차가 중심 소재로 등장하며, 가사 중 "떠나가는 새벽열차 대전발 영시 오십분" 부분이 유명해져 대전 브루스가 ‘대전발 영시 오십분’이라고 지칭되기도 했다. 1999년 대전역 광장에 노래 가사를 적어넣은 노래비가 건립됐다.이 비는 철도 관련 학과가 특성화 된 우송대와 대전시, 철도청(현 코레일), 대전역 등이 함께 제작했다.거문예석을 재료로 한 이 비는 철학박사인 송암 정태희 선생이 글씨를 쓰고 임항렬 씨가 새겼다. 대전부르스는 현재 축제로까지 승화됐다.이 노래를 본따 대전시와 동구, 대전역은 ‘대전발 0시50분~’을 소재로 한 ‘대전역 0시 축제’를 매년 8월에 개최하고 있고 올해로 두 번째를 맞고 있다. 이와 함께 대전역 가락국수 역시 철도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 향수를 잊지 못하고 있다. 대전역 가락국수 역사도 195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대전역은 경부선뿐 아니라 호남선이나 전라선을 운행하는 열차를 탈 수 있었기 때문에 플랫폼은 항상 사람들로 북적거렸다.특히 완행열차는 급행열차들에게 길을 비켜주기 위해 항상 10여 분 정차를 했고, 그 시간에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가락국수가 큰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또한 호남선이 처음 부설됐을 때 경부선 측 분기점이 부산을 향하게 돼 있어 서울에서 목포 등지로 이동하려면 대전역에서 오랜시간 동안 기관차를 돌려야 했고, 그 시간을 이용해 값싸고 빨리 먹을 수 있는 가락국수 맛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을 타고 퍼졌다는 이야기도 있다.임호범 기자 lhb@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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