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액 절충 실패…낙점부지 구호서 銀 매입 포기, 제3장소 물색중
예산군이 농촌지역의 영상문화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추진해왔던 작은 영화관 건립 계획이 부지매입 절충에 실패함으로써 해를 넘기게 됐다.
군은 지난해 준공한 예산읍 소도읍 육성사업과 연계해 도시재생사업 권역 안에 있는 구(舊) 호서은행과 대동병원 건물터, 중앙극장 터 등 3곳의 대상지 가운데 근대문화유산으로써 보존해야할 가치가 높은 호서은행 자리를 작은 영화관 적지로 낙점하고 부지매입에 착수했었다.
◆ 당초 구매부지 두 배 이상 높은 금액 요구 ‘결렬’
그러나 공매를 통해 취득한 것으로 알려진 구 호서은행의 소유자인 이 모 씨가 군이 당초 예상했던 23억 원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금액을 요구하면서 매입협상이 결렬되자 군은 지난달 28일 이 씨에게 매입포기를 통보하고 제3의 장소를 물색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군 관계자는 “소도읍 육성사업과 연계되는 사업인 만큼 확보된 사업비 범위 안에서 매입해야하기 때문에 부득이 금액에 맞는 장소를 찾고 있는 중이라면서 어쩔 수 없이 해를 넘길 수밖에 없지만 사업연장 등의 행정적 절차를 통해 이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 된 군민들은 “늦어도 내년부터는 홍성 등지로 멀리 나가지 않아도 예산에서 개봉영화를 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는데 건립 계획이 연기돼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한다”며 “하루속히 좋은 장소를 찾아 영화관을 건립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홍성·천안 나가…지역경제도 악영향
예산군지역에는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2곳의 영화관이 있었으나 농촌지역 영화산업의 사양길로 인해 송두리째 없어지면서 영화마니아들이 개봉작을 보기 위해 인근 홍성이나 천안 등지로 나가야 하는 불편에다 지역경제에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3명의 가족이 인근 홍성군의 L마트 안에 있는 영화관을 찾으면서 1인당 9000원의 입장료와 간식비 등으로 1만 원 이상을 지출하고 있는데다 영화관람 후 내친김에 마트에 들러 장을 보면서 외식까지 할 경우에는 최소한 10만 원 이상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달에 2∼3회 정도 영화관을 찾는다는 주부 김 모(38·예산읍) 씨는 “홍성 영화관에 가보니 조금 과장해서 30%가 예산사람인 것 같았다”며 “우리 군에도 하루빨리 영화관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 했다.
예산=이회윤 기자 leehoiyu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