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의 위(魏), 촉(蜀), 오(吳) 세 나라의 역사를 바탕으로 전승되어 온 이야기들을 14세기에 나관중(羅貫中)이 장회소설(章回小說)의 형식으로 편찬한 장편역사소설에 나오는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등장하는 말은 헤엄을 잘 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비가 제갈량을 만나기 전 형주자사 유표에게 몸을 의지하고 있을 때 산적을 토벌하면서 전리품으로 얻은 적로마(的盧馬)라는 말이 깊고 넓은 단계(檀溪)를 단숨에 헤엄쳐 목숨을 위협하는 유포의 부하들로부터 목숨을 건졌다는 일화가 있다.
말은 헤엄을 잘 치는 동물이지만 자신의 헤엄 실력을 믿고 급한 물살을 거슬러 올라가다 결국 힘이 다해 익사하지만, 소(牛)는 자신의 헤엄실력을 알고 있는 만큼 거센 물살에 몸을 맡기고 떠내려가다가 조금씩 물가로 다가가 목숨을 건지는 지혜를 갖고 있다.
청마 띠는 60년마다 오고 말띠는 음양오행에 따라 12년마다 다섯 가지 색으로 번갈아오면서 힘과 스피드, 우람한 근육과 충성심으로 행운과 성공을 상징한다.
민선 6기 예산군정을 이끌고 있는 황선봉군수가 자신이 갖고 있는 행정경험을 앞세워 청마가 내뿜는 힘과 스피드로 산하 700여 전 공직자들의 정신을 재무장시키면서 ‘모든 업무는 과정보다 성과를 중시하겠다’며 주경야독(晝耕夜讀)하듯 연일 분주한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지금까지 느슨했던 조직구조에서 갑자기 스피드를 올려야하는 공무원들로서는 여간 벅찬 일이 아닐 게다.
군대에서 단체구보를 할 때 지구력 있고 건장한 병사를 선두에 세우는 것은 앞에서 힘과 속도를 조절하면서 단 한 명의 낙오자 없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서다.
황 군수가 취임 초부터 ‘원-스톱 행정과 성과’를 강조해온 뜻은 최 단기간 내에 군민들에게 만족을 줄 수 있는 행정구현을 통해 ‘충남의 중심 역동하는 예산’이라는 자신의 군정구호를 임기 내에 기본틀 정도는 갖춰놓고 싶은 뜻으로 이해하지만 힘과 폐활량이 부족해 뒤처진 병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선두에 있는 병사 혼자서 꼴인 지점에 도달한들 종합평가에서 좋은 점수가 나오겠는가.
힘과 스피드를 믿고 거친 물살을 헤쳐 나가다 힘이 다해 익사하는 말보다는 조금 늦더라도 물살에 몸을 맡기고 조금씩 물가로 나가 목숨을 건지는 지혜로운 소의 이야기인 우생마사(牛生馬死)라는 사자성어를 저물어가는 청마의 해에 한번 쯤 되짚어볼 때다.
예산=이회윤기자 leehoiyu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