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 첫 도입 이래 2차례 개정…도로명주소 인한 새체계 8월 공개

우편번호는 우편물 구분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만든 일종의 코드다. 문자로 기재된 수취인의 주소 정보를 일정한 기준에 따라 숫자로 변환한 것이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우편번호는 6자리지만 처음부터 6자리 코드가 사용된 건 아니다.
우편번호가 처음 사용된 건 1941년 독일에서다. 그로부터 현재까지 191개 나라가 각자 독자적인 체계를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1970년 7월 1일 우편번호가 처음 도입됐다. 첫 모습은 철도 운송선로를 따라 우편물을 배달하는 우체국별로 부여한 5자리 숫자 체계였다. 전국적으로 1818개 우편번호가 사용됐다.
첫 우편번호는 앞 세 자리의 머리번호와 뒤 두 자리의 꼬리번호로 이뤄졌다. 첫 자리에는 지방, 둘째 자리에는 대중계국, 셋째 자리에는 소중계국, 넷째·다섯째 자리에는 배달국에 해당하는 번호가 사용됐다. 하지만 우체국별로 번호가 부여됐기 때문에 행정구역과 일치하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이것이 5자리에서 6자리로 우편번호 체계가 바뀐 이유다.
1988년 2월 1일 1차 개정된 우편번호는 우체국별이 아닌 행정구역별 6자리 숫자 체계로 개편됐다. 우편번호 수도 5675개로 늘어 전국을 세분화했다. 앞 세 자리는 발송용 번호로 첫째 자리부터 시·도 지역번호, 주민생활권·우편물운송지역권 번호, 시·군·구 독립번호를 나타낸다. 뒤 세 자리는 읍·면·동이나 사서함 번호, 하루 평균 1000통 이상 우편물이 배달되는 다량 배달처 등의 고유번호가 부여됐다.
2차 개정은 2000년 5월 1일 이뤄졌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우편번호 체계다. 뼈대(6자리 체계)는 같지만 행정구역별 체계에 집배원별 번호가 가미돼 배달의 효율성이 한층 높아졌다. 자동화 장비 보급에 따라 읍·면·동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집배원 담당구역과 일치되도록 지번(地番)·리(里)로 세분화했다. 우편번호 수도 대폭 늘어 전국을 3만 2055개로 구분했다.
우편번호는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지만 주소체계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1월 1일부터 도로명주소가 시행되면서 지번주소 중심의 현행 우편번호도 또 한 번 바뀔 채비를 하고 있다. 도로·하천·철도 등 지형지물을 경계로 구역을 설정한 5자리 국가기초구역 체계의 새 우편번호가 오는 8월 공개를 앞두고 있다. 도로명주소를 기반으로 우편배달구역뿐만 아니라 통계·소방·학교·경찰·선거구역 등 공공기관이 관할하는 각종 구역의 기본단위로 설정한 국가기초구역 체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상호 연관성과 효율성이 높다.
앞 두 자리는 특별시와 광역시·도를 구분하고 3번째 자리는 시·군·자치구, 마지막 두 자리는 북서에서 남동방향으로 지역별 일련번호가 부여된다. 전체 10만 개의 구역번호 중 전국을 3만 4349개로 구분하고 북한에도 3만 개를 할당할 예정이다.
도로명주소 시행에 이어 새 우편번호 개편까지 당분간 혼란이 예상되지만 국가 차원의 경쟁력 강화와 업무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도가 하루 빨리 정착될 수 있도록 정부의 노력이 필요할 때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