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물질과 접촉하면 부종등 유발

사람들의 옷이 얇아지고 밝아지는 만큼 화려해지는 액세서리.그러나 일명 ‘쇠독’이라고도 불리는, 금속알레르기 때문에 눈물 짓는 사람들도 많다. 가렵고 따가운 느낌은 물론 진물과 염증을 유발하며 피부가 퉁퉁 붓고 두꺼워지고 착색되는 등 후유증도 심각하다. 기온이 올라가고 땀이 나는 계절이 오면 더욱 심해지는 금속알레르기의 이모저모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 금속 알레르기, 싸구려 액세서리 때문?모든 사람에게 나타나는 증상은 아니지만 특정 물질에 접촉할 경우 가려움증을 동반한 붉은 반점, 부종, 두드러기, 색소침착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이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라 하는데 금속알레르기는 액세서리 등 신체에 착용하는 금속에 의해 생기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을 말한다. 그렇다면 금속알레르기는 왜 생길까?액세서리에 사용되는 금속 부분은 어느 한가지 금속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금속이 합금으로 이루어진 경우가 많다. 반짝이는 광택을 내기 위해 니켈을, 무른 성질을 갖고 있는 금속을 보완하기 위해 크롬 등으로 합금을 하기도 한다.이처럼 우리가 모르는 사이 여러 금속이 섞인 액세서리를 하게 되는데 이 중 니켈이나 수은, 코발트 등 녹기 쉬운 저품도로 된 금속 등에서 알레르기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난다. #. 일상생활에서도..꼭 목걸이나 반지 등 액세서리가 아니라 하더라도 평소에 잘 의식하지 못하는 곳에서 우리는 금속과 접촉할 기회가 많다. 시계의 밴드와 안경다리, 청바지의 단추는 물론 브래지어에 사용되는 후크, 휴대전화 외부에 사용된 금속, 심지어는 치아교정에 사용되는 보철물 등이 그것이다. 금속알레르기는 생각지도 못한 접촉 후 바로 일어나는 경우도 있지만, 자주 접촉을 반복했는데도 몇 년에 걸쳐 늦은 반응이 오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몇 년동안 사용하던 액세서리에 의해 가려움증이 유발된다면 즉시 액세서리를 떼고 피부과의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또한 니켈과 같은 금속성분은 접촉에 의해 알레르기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수혈이나 흡입, 섭취 등의 이용 경로를 통해서도 알레르기를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물질이 몸 속으로 흡수되면 우리 몸의 면역체계는 이를 이물질로 기억해두었다가 나중에 이 금속에 접촉하게 되면 가려움증 같은 거부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다. #. 땀나기 시작하는 늦봄, 여름철 특히 심해금속 알레르기는 사계절 모두 발생할 수 있지만 특히 날씨가 따뜻해지고 땀이 나기 시작하는 늦봄이나 여름철에 더욱 심해진다. 이는 금속의 성질 때문이다. 금속은 보통 물에 녹지 않으나 땀이나 체액에 포함되어 있는 염소이온에 의해 미량의 성분이 녹게 된다. 이처럼 녹은 금속이 몸의 단백질과 작용하게 되면 피부에 거부반응이 나타난다. 때문에 평소에 금속알레르기에 대해 자각하지 못한 사람이라 하더라도 땀이 많이 나는 여름철, 꼭 끼는 청바지를 입었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거나 가려움증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금속 알레르기는 모든 사람에게 동일한 조건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계절, 같은 액세서리를 했는데도 어떤 사람에게는 알레르기 증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다른 사람에게는 거의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금속알레르기는 땀이 많고 피부가 약한 사람, 각질층이 얇은 사람에게 더 잘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다. #. 금속알레르기 피하는 게 최선? 모든 알레르기가 그렇듯이 금속알레르기 역시 완치방법은 없다. 금속 알레르기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접촉할 수 있는 금속으로 된 모든 것을 피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으므로 액세서리를 구입할 때는 18K 이상의 금이나 은으로 만든 액세서리를 고르는 것이 좋다. 화이트골드는 금과 니켈, 아연, 주석 등의 합금이므로 피부가 민감하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직접 피부와 닿는 속옷의 장식이나 브래지어 후크 등에도 니켈이 들어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속옷은 되도록 금속 장식이 없는 것을 고르고, 금속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코팅된 것을 골라야 한다. 안경다리에는 니켈이 들어있지 않은 테를 골라야 하며 휴대전화를 오래 사용할 경우 휴대전화에 사용된 니켈에 의해 금속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커버를 씌워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금속의 도금이 벗겨지며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계나 벨트버클 등 도금이 벗겨진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꼭 끼는 청바지의 경우 배꼽 주변의 땀에 금속 성분이 녹아 알레르기 피부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부에 직접 금속이 접촉하지 않도록 덥더라도 속옷을 챙겨입는 습관이 필요하다. 피부에 닿는 부위에 투명 매니큐어를 칠해 막을 형성하거나 비를 맞거나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액세서리를 깨끗이 씻어서 말린 다음에 착용하는 습관도 금속 알레르기를 줄이는 한 방법이다. 피어싱을 할 때에는 금속알레르기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 피어싱을 할 때 상처에서 나오는 체액에 의해 알레르기 피부염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중의 귀걸이에는 니켈을 합금한 제품이 많으므로 금속알레르기가 걱정된다면 상처가 아무는 1개월까지는 스테인리스 성분이나 순도가 높은 금 귀걸이를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귀를 뚫을 때는 안전한 곳에서 소독이 잘 된 기구를 이용해야 한다. 액세서리나 안경 등을 새로 바꾼 후에 접촉한 부위가 가렵고 따가운 느낌이 든다면 금속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이때는 원인이 되는 액세서리를 바로 빼고, 얼음찜질로 가려움증을 가라앉힌다. 그러나 이러한 처치에도 가려움증이 가라앉지 않고 진물이 나는 등 증상이 더 심해진다면 피부과를 찾아가 상담을 받아야 한다. 피부과에서는 증상에 따라 가려움증을 억제하는 항히스타민제나 항알레르기제를 사용하거나 염증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한다.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구대원 교수는 “금속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게 나타나기 전에 피부과의 첩포검사를 통해 자신이 어떤 금속에 알레르기가 있는지를 아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미리 원인 물질을 알고 있다면 가능한 한 접촉하지 않도록 생활에서 주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피부과의 첩포검사는 접촉성 알레르기 항원들을 피부에 반응시켜 테스트를 통해 양성 반응을 보이는 원인 물질을 밝히게 된다.도움말=구대원 을지대학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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