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입안에 벌레가 있다고?”흔히 치아가 흔들리거나 아프면 충치가 생겼다고 한다. 충치(蟲齒)는 한자 그대로의 뜻을 보면 치아에만 사는 벌레가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충치는 치과용어로는 치아우식증(dental caries)라고 하며 벌레(세균)가 직접적으로 치아를 파괴시키는 것은 아니다. 충치에 기본적인 발생 원인이 세균인 것은 맞다. 치아 표면에는 항상 플라그라고 하는 세균 막이 있는데 이 세균막 안에 여러 종류의 세균이 살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탄수화물을 분해해 젖산 등의 산을 만들어내는 세균들로 인해 플라그 내의 산성도가 높아져 일정 수준 이하의 산성도에 도달하면 치아를 구성하고 있는 광물질이 녹아내리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당분을 섭취하는 즉시 일어나게 되며, 높은 산성도가 유지되는 시간은 섭취한 당분의 양과 농도, 그리고 빈도의 영향을 받는다. 광물질의 파괴는 플라그(세균 막) 안의 세균 분포나 조성상태, 침이 산성도를 중화시키는 능력과 침의 양 그리고 플라그의 두께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는다. 높아진 산성도를 입안의 침이 중화능력을 통해 다시 정산의 산성도로 유지되게 하면서 침 속의 칼슘과 인과 같은 이온들이 녹아내린 광물질을 다시금 치아 표면에 쌓이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균형상태가 하루에 몇 차례 반복되는데 이 균형이 깨지면서 산에 의한 지속적인 치아파괴가 일어나는 현상이 충치인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균형상태는 개인마다 침의 양이나 중화능력, 그리고 플라그 안에 세균의 조성상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므로 개인차가 있기 마련이다.충치가 성장기 아이들에게 발생할 경우 통증이나 시린 증상으로 인해 연하고 부드러운 음식물만을 선호하게 되고 이는 근육이 약화되고 씹는 힘이 떨어지게 되는 결과를 가져와 성장과 발육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국민구강건강실태조사에서 우리나라 5세 아동의 유치 충치 유병률이 70%에 달할 정도로 매우 높게 나타났으며 5세 아동 한 명에게 발생하는 충치 수는 2개가 넘는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아이들 치아관리는 언제 어떻게 해야 될까? 보통 이가 처음 나기 시작하는 생후 6개월 정도부터 치아관리가 필요하다.치아가 나오는 순간부터 생후 24개월까지는 부모가 거즈를 이용해 이를 닦아주는 것이 좋다. 영구치가 나는 6세까지는 평소 먹는 간식과 음료수 종류, 습관이 어린이 치아 건강을 좌우한다. 또 어른의 경우 철저하고 올바른 방법의 칫솔질을 하고 하루에 두 번 이상 치실을 사용하여 일반 칫솔로 닦지 못하는 부분을 닦아주면 좋다. 아무리 매일매일 칫솔질을 하는 청결한 사람이라도 치아 표면에 조금씩의 플라그는 존재한다. 이러한 플라그로 인한 구강 내 산화현상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선 스스로가 치아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예방해야 함을 잊지 말자.선경훈(선치과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