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게 타들어가는 배꽃·가지 …농심도 잿빛

천안 성환 배 주산단지에 2주 전인 지난 1일부터 배 화상병이 발생해 1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전국에서 유일한 배 수출사업단지로 손꼽히고 있는 이곳의 배 수출 길이 막히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이 화상병은 지난 5월 말쯤 경기도 안성시 서운면 현매리 과수원 3곳에서 발견돼 바로 화상병 확진을 받았엇는데, 최근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으로 인해 지난 1일 이곳 안성시에서 4㎞ 떨어진 천안시 입장면 율금리 이인철(60) 씨 배나무 밭 5000여 평에 배 화상병이 발생한 것이 처음으로 발견됐다.

◆ 화상병 발생… 배꽃·가지 까맣게 타들어가
이 화상병은 곧바로 인근 10여 가구에 전파돼 이곳 4만여 평의 배 밭은 배꽃의 싱그러움은 온데 간데 없고 벌서 새 순을 비롯해 배꽃, 가지가 까맣게 타 들어가는 모습으로 바뀌었는데, 이곳은 모두 화상병으로 확진판결을 받았다.

이에 대해 천안농업기술센터 신현억 연구보급과장은 이곳 화상병 발생지역으로부터 반경100m 지역 내 배나무를 모두 뿌리채 뽑아 땅속에 묻는 매몰 작업을 끝냈고, 이곳으로부터 반경 2㎞ 지역을 방제구역, 반경 5㎞지역을 관리구역으로 정하고, 화상병이 더 이상 번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천안 성환배는 주로 대만, 미국, 호주, 일본을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수출량이 가장 작은 일본이 지난 5월 경기도 안성시에서 국내에서 처음 화상병이 발생하자 곧바로 한국의 배 수입을 중단한다고 통고해 왔다.

과수세균병(영어명 Fire Blight, 종명 Erwinia Amylovola)으로 불리는 이 화상병은 진드기, 벌등 곤충과 새에 의해서 전파되고 있는데 한 번 번지면 치료약이 없어서 배 나무를 뿌리채 뽑아서 땅속에 파 묻는 매몰작업으로만 해결하는 무서운 병으로써, 일반적으로 화상병이 발생한 국가의 사과, 배 등 과일수입은 금지하고 있는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 ‘수출 길 막히라’ 화상병 박멸 총력
그러나 수입국 가운데 한국의 배를 가장 선호하고 있는 대만 만이 이번 주 중에 천안 성환배 주산단지의 화상병 발생에 대한 현황을 살펴보기 위해 현지에 와서 점검한 후 수입 여부를 결정한다고 통고해와 천안 배 수출단지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호주는 아직까지 천안 성환배 주산단지의 화상병 발생에 대해서 수입을 중단한다는 통고를 해 오지 않고 관망하고 있어 천안 배 주산단지는 희망을 가지고 화상병을 박멸하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성환 배 주산단지의 꿈 많은 하얀 배밭은 1013 가구의 과수농가가 1180㏊의 배 밭에서 연간 3만 4000여 톤의 배를 생산하고, 이중 2500여 톤을 수출해 연간 70여억 원(629만 달러)의 외화를 벌어 들이고 있는 곳이다.

천안=김완주 기자 pilla21@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