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고로야, 고마워

서로에게 의지하며 서로를 보듬는 그들의 모습에서 사람다운 모습이 느껴진다. 오타니 준코의 글과 오타니 에이지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책, ‘다이고로야, 고마워’는 환경파괴로 인해 팔 다리가 없이 태어난 원숭이가 인간 가정으로 입양돼,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가족의 일원으로 살았던 모습을 담은 작은 책이다.책 표지에 실린, 커다란 눈동자로 어딘가를 응시하는 아기 원숭이의 모습에는 환경을 파괴한 인간에 대한 원망이나 미움은 찾아볼 수가 없다. 다만 그 눈동자에는 삶에 대한 강한 호기심과 열망만 보인다. 순수한 의미로의 삶, 혹은 생명력만이 그 안에 담겨 있다.어느새 먹이사슬의 가장 위쪽을 차지 하게 된 인간은 자연을 쉽게 경시하고, 생명에 대한 고마움과 감사를 잊고 살아간다. 먹고, 버리고, 쓰는 일상의 행동은 삶을 무미건조하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사람들은 스스로가 자연의 일부라는 생각 보다는 자연의 무례한 주인인양 행동하게 되었다. 나무를 베어내고, 금전적 이득을 위해 더러운 물을 강으로 쏟아 낸다. 아무런 반성 없이….책 속에는, 인간에 의해 생기게 된 장애를 스스로의 생명력으로 극복하며 살아가는 다이고로의 여러 모습들이 담겨져 있다. 팔다리가 없는 다이고로가 작은 인형을 의지해서 서는 모습이나 소풍을 가기 위해 어린 딸의 자전거 바구니에 담겨져 있는 모습 같은 것들이다.나는 책을 덮고, 내가 동물원에서 찍어온 원숭이 가족의 사진을 꺼내 보았다. 사진에는 관심과 사랑으로 서로를 보듬는 그들의 모습이 담겨져 있다.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고, 약한 것을 지켜주는 본능이 살아있는 진짜 삶의 모습 말이다.그에게 해야 할 말은 역시 한 마디뿐이었다. 다이고로, 고마워. 너는 진실로 우리의 큰 스승이로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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