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통신기술인 5G(5세대)의 핵심 기술인 단말기 전파 전환 시 데이터 지연 최적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5G 이동통신에서 기지국과 단말기 간 데이터 전송이 지연되거나 손실되는 것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밀리미터파 대역을 활용한 ‘저지연 빔(beam) 스위칭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밀리미터파 대역은 가용 대역폭이 1㎓ 이상으로 넓어 기존 4G(4세대)보다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어 5G 이동통신을 구현하는 데 핵심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밀리미터파는 30~300㎓ 대역의 고주파수이기 때문에 전파의 직진성이 쉽게 약해지는 특성으로 인해 통신범위가 상대적으로 좁은 단점이 있다.
밀리미터파를 활용하기 위해선 송출하는 전력을 기지국에서 특정방향으로 모아 마치 빔처럼 만들어야 하는데다 여러 개의 빔으로 안테나를 둘러싸 출력을 몰아줘야 통신이 가능한 기술적 어려움도 있다. 기존 4G 방식은 기지국에서 안테나를 중심으로 전파가 원형으로 퍼지기 때문에 빔이 하나만 있어도 통신이 이뤄지고 통신가능구역(셀) 구간도 넓었다.
문제는 4G에선 넓은 대역이라도 한두 번의 기지국만 거치면 되기 때문에 데이터 지연이나 손실이 적게 발생하지만 밀리미터파에선 여러 번의 빔을 경유해야 하므로 이 같은 현상이 빈번히 일어난다.
연구팀은 여러 빔을 거치면서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을 없애기 위해 신속한 빔 스위칭으로 손실을 방지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나의 기지국에서 여러 개의 빔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식으로 휴대전화 단말기가 하나의 빔 구역에서 다른 빔으로 이동할 때 실시간으로 최적의 빔을 선택·변경해줌으로써 데이터 손실·지연을 최소화했다.
이 기술은 4G의 전파 전환 속도보다 10배 이상 빠르게 최적의 빔을 선택할 수 있고 밀리미터파의 좁은 통신범위 문제도 극복할 수 있어 통신 사각지대를 해결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ETRI는 이 기술을 앞으로 예상되는 다양한 망 구성방식에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데이터 전송속도와 채널 품질을 향상시킬 예정이다. 아울러 올해 말부터 이동통신기술 국제표준화기구인 3GPP에서 5G 관련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진행함에 따라 실시간 빔 스위칭 기술을 통해 표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