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성계(왼쪽) 주위를 공전하는 외계행성 케플러-453b(오른쪽)의 상상도. 샌디에이고주립대 제공

한국천문연구원은 토비아스 힌세 선임연구원과 미국 샌디에이고주립대 윌리엄 웰시 교수 등으로 구성된 케플러 우주망원경 워킹그룹이 두 개의 별로 이뤄진 쌍성 주위를 공전하는 10번째 외계행성 ‘케플러-453b’를 발견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2009년 발사돼 2013년까지 4년 동안 운영된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 자료와 지상에서 얻은 분광·영상 관측 자료를 분석, 별표면 통과(Transit) 방법을 이용해 이 외계행성을 발견했다. 별표면 통과는 별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 별 표면을 가로질러 횡단하면서 별빛을 가려 어두워지는 현상으로 외계행성을 발견하는데 쓰인다.

일반적으로 별표면 통과 현상에 의한 밝기의 감소는 행성에 의해 가려지는 별 표면의 면적 크기에 의해 결정되는데 케플러-453b는 모성들 앞을 지난 때 빛의 0.5%를 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토대로 케플러-453b가 지구의 6.2배 크기의 가스형 행성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 행성의 모성인 쌍성은 태양 질량의 94%와 20% 정도인 두 별로 지구에서 1400광년 떨어져있다. 두 별은 27.3일의 주기로 서로 공전하고 있으며 케플러-453b는 이 쌍성계를 204.5일 주기로 공전하고 있다.

케플러-453b는 태양계의 목성과 같은 가스형 행성으로 추정돼 행성 자체에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하지만 모성과의 거리가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생명체 존재가능영역’에 있어 이 행성 주위에 달과 같은 위성이 존재한다면 그 위성에는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우주에 있는 많은 별들은 두 개 이상의 별들이 서로의 중력에 의해 묶여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류가 현재까지 발견한 1940개의 외계행성 중 두 개 이상의 별을 공전하는 외계행성은 매우 희귀한 것으로 케플러-453b는 별표면 통과 방법으로 발견한 10번째 외계행성이 됐다.

연구팀은 “영화 ‘스타워즈’에는 주인공 루크 스카이워커의 고향 행성인 타투인에서 두 개의 태양이 동시에 지는 광경이 나오는데 이번 발견은 영화 속 장면이 허구가 아님을 보여준다”며 “두 개의 태양을 가진 행성이 여럿 존재할 수 있음을 밝히는 중요한 관측 증거를 제시함으로써 행성의 기원과 진화 연구에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8월호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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