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생물학적 회로 디자인 설계

▲ 김재경 교수

한미 공동 연구진이 일정한 주기로 조절되는 생체 리듬 시스템을 수학적 모델로 디자인하는 데 성공했다.

KAIST 수리과학과 김재경 교수 연구팀은 미분방적식과 확률적 매개변수 샘플링을 바탕으로 한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생체 리듬을 유지할 수 있는 생물학적 회로 디자인을 설계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교수의 설계를 토대로 미국 라이스대 메튜 베넷 교수 연구팀이 합성생물학 기술을 통해 안정적인 리듬을 갖는 시스템을 실제로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우리 몸에는 다양한 주기의 리듬을 만드는 시계들이 존재한다. 심장이 매 초마다 박동하고 체세포들도 일정한 주기로 분열한다. 이 같은 생체 리듬은 다양한 호르몬 분비 시점을 조절함으로써 생명체가 24시간 주기의 환경에 적응해 살 수 있도록 한다. 그동안 어떤 원리로 인체가 일정한 주기로 생체 리듬을 조절하는 지에 대한 연구가 수행됐으며 생체 리듬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해 생물학적 시스템을 직접 구현하는 합성생물학이 발전돼 왔다. 이는 전지와 전구, 모터 등을 연결해 전자 회로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듯이 유전자와 단백질로 구성된 생물학적 회로를 통해 생체 리듬 생성의 메커니즘을 연구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두 개의 전사적 음성 피드백 회로가 안정적인 생체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생체 회로에서 특정 물질이 분비될 때 음성 피드백은 물질 분비를 억제하고 양성 피드백은 분비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그동안 양성 피드백의 역할은 잘 알려졌지만 잉여로 존재하는 음성 피드백의 역할은 명확하지 않았는데 연구팀이 이를 규명해냈다.

하나의 음성 피드백이 증가·감소하면서 물질의 분비 리듬을 조절하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한계가 있었는데 음성 피드백을 하나 추가하면 다양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생체 리듬을 구현할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김 교수는 “단일 박테리아 안에 회로를 만드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서로 다른 두 종류의 박테리아 간 신호 물질을 바탕으로 생체 회로를 구현했다”며 “다양한 생물학적 리듬 생성의 근본 원리를 밝히는데 새로운 방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 8월 28일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