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친환경적인 차세대 냉난방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고효율, 에너지 저감형 수분흡착제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 장종산 박사 연구팀은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알루미늄 이온과 유기산 화합물 원료를 결합해 기존 상업용 소재 대비 에너지 효율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벌집 모양 구조의 나노세공 소재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기존 전기 에어컨은 프레온가스 등 불소계 냉매를 사용해 오존층 파괴와 지구온난화 문제를 유발하기 때문에 최근 자연냉매인 물을 사용하는 친환경 냉난방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물을 활용하는 냉난방기는 흡수식과 흡착식이 있는데 흡수식 냉난방기는 소형화가 어려워 가정용으로 적용하기 어렵고 장기간 사용할 경우 에너지 효율이 감소하는 한계가 있다. 이로 인해 흡착식 시스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한데 수분을 빨아들이고 다시 배출하는 흡착제 물질의 성능을 향상시키는 게 관건이었다.
연구팀은 알루미늄 이온과 바이오매스에서 유래된 화합물로부터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원료를 결합해 수분흡착제를 개발했다. 합성 과정에서 물질의 구조와 표면의 수분친화력을 조절해 저온에서도 탈착이 잘 일어나는 한편 수분 흡착 용량을 늘리고 수분을 다시 탈착시키는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인 게 특징이다.
이 소재를 흡착식 냉난방에 적용하면 수분 탈착이 85도 이하에서도 일어날 수 있어 기존 물질을 사용할 때보다 에너지 효율을 최대 12% 향상시킬 수 있다. 또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일 수 있고 태양열이나 중저온 폐열도 사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기존 소재는 일반적으로 흡착용량이 낮고 탈착하는데 150도 이상의 높은 온도가 필요하기 때문에 광범위하게 사용되지 못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 8월 26일자에 게재됐다.
유주경 기자 willowind@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