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을 살 때 또는 산 뒤에 흔히 사용되는 말에 ‘어치’와 ‘짜리’가 있다. 그 값에 해당하는 분량이나 가치 등을 이야기할 때 사용한다. 이 둘은 접미사로 사용, 앞말에 붙여 쓰면 된다.

우선 ‘어치’를 살펴보자. ‘어치’는 ‘접미사’다. ‘(금액을 나타내는 명사 또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 값에 해당하는 분량’을 뜻한다. 흔히 ‘콩나물 천 원 어치 주세요’처럼 ‘어치’를 띄워 쓰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콩나물 천 원어치 주세요.’, ‘저기 평상 위에 놓인 붉은 사과 만 원어치 가져 오세요.’처럼 ‘어치’는 앞말에 붙여 써야 한다.

‘짜리’를 보자. ‘짜리’도 접미사로서 ‘(수나 양 또는 값을 나타내는 명사구 뒤에 붙어) 그만한 수나 양을 가진 것’ 또는 ‘그만한 가치를 가진 것’을 뜻한다.

‘한 뼘짜리 붓, 열두 권짜리 세계백과대사전, 만 원짜리 바지, 100억 원짜리 고려청자’처럼 사용된다. 모두 붙여 씀을 명심하자.

‘어치’와 ‘짜리’는 ‘얼마’ 뒤에 붙을 때도 당연히 접미사라 붙여 쓴다. 어색해 보여도 ‘얼마짜리, 얼마어치’라고 써야 옳다.

‘짜리’는 ‘그런 차림을 한 사람’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로도 사용된다. ‘양복’에 ‘짜리’가 붙은 ‘양복짜리’가 있는데 ‘양복을 입은 사람의 모양새를 낮잡아 이르는 말’을 뜻한다. 같은 뜻의 말로 ‘양복때기’가 있다. ‘양복짜리(양복때기)가 창피스럽게 길거리에 퍼질러 앉아 저런 짓을 하면 안 됩니다.’ 정도의 표현이면 적당하다.

충남 서북부 지역의 가뭄이 심각하다. 이 지역이 가뭄 걱정 없이 물을 사용하려면 보령댐 (저수량 1억 1700만 톤) 정도의 저수량 약 1억 톤짜리 댐이 하나 더 있어야 된다는 의견이 나온다. 신중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본사 상무이사/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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