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구청 장애인 채용 박람회 취업지망생 30명 현장 찾아

7일 오후 대덕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장애인 채용박람회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장애인들이 ‘취업’을 희망하며 몰려들었다. 교복을 입은 학생부터 20대 젊은이, 40∼50대까지 현장을 찾아 채용박람회 열기는 후끈 달아올랐다. 채용을 희망하는 21개 업체와 취업을 원하는 300여 명의 장애인들이 모인 강당 안은 북새통을 이뤘다. 장애인취업지망생들은 현장에 마련된 증명사진 무료촬영 부스에서 사진을 촬영한 다음 한쪽 책상에 앉아 서류를 작성했다. 그리고 자신이 취업하고픈 기업 부스를 찾아가 이력서를 제출했다.
장애를 가진 취업지망생들에게 좀 더 좋은 직장을 소개해주기 위해 조력자들 역시 분주히 움직였다. 대전전환교육지원거점센터 임수진 부장은 대전지역 14개 학교의 특수학급 학생들을 적성에 맞는 곳에 취업시키기 위해 다양한 기업 정보를 학생들에게 전달했고,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대전장애인보호작업장 김경진·구하라 씨도 대강당 안팎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의 면접을 도왔다.
취업희망 장애인들을 지켜보는 각 기업 인사담당자들도 어느 때보다 구직자의 말에 귀를 열었다. 대전선병원 인사총무팀 박지연 주임은 장애인 구직자들이 미처 적지 못한 이력서 내용을 직접 채워주며 상담을 진행했다. 박 주임은 “장애인 분들 중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없음에도 채용할 엄두를 못냈던 분들도 있는 것 같다. 이런 기회를 적극적으로 살렸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대강당 한쪽에 마련된 그린위생산업 부스에는 지적장애2급인 박 모(27·여) 씨가 면접에 임했다. 박 씨는 컴퓨터 작업으로 손수 만든 이력서를 하얀 봉투 안에 담아 기업담당자한테 건넨다. 박 씨는 “제가 지적장애에요. 그래도 한번 해보고 싶어요”라고 또렷한 목소리로 자기소개를 했다. 박 씨가 엑셀을 할 줄 안다는 말에 인사 담당자의 표정이 밝아졌지만 옆에서 면접을 지켜보는 김 모(47·여) 씨의 입술은 바짝 마르고 있었다. 김 씨와 박 씨는 같은 회사 동료라고 했다. 장애인 직장동료들과 채용박람회를 찾았다는 김 씨는 그 이유에 대해 “회사 사정으로 다음 달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그 전에 동료들이 다시 취업을 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장애인 채용박람회를 찾았다”라고 털어놨다. 알고 보니 김 씨 역시 몸이 불편한 장애인이었다. 그러나 김 씨는 이날 채용박람회에 이력서를 제출하지 않고 동료들의 취업을 위해 뛰었다. 그 이유를 묻자 “나역시 취업하고픈 마음이 컸다. 하지만 나보다 더 불편한 장애인 분들이 많아 못하겠다”라고 했다. 그 말끝이 큰 울림으로 귓전을 맴돌았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