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랑 살리기는 곧 마을 살리기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칭이 말해주듯 도내에서 가장 청정지역으로 통하는 청양.
청양 비봉면은 청양 북쪽으로 예산 광시면과 군 경계를 이루는 곳이다.
비봉면 장재리 부르니마을은 2014년 마을 도랑에 새생명을 불어 넣는 대대적인 사업을 벌였다.
특히 부르니 마을의 도랑 살리기 사업은 도비와 군비 외에 국비까지 지원받아 전격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이 타 마을과의 차이점이다.
사업을 벌인 대상은 불과 400m에 불과하지만 사업비는 5000만 원이 투입됐다.
도비와 군비 각 1500만 원에 국비 2000만 원이 추가로 반영됐다.
당초에는 지방비로만 사업이 진행됐지만 후에 금강유역환경청이 금강수계관리기금 2000만 원을 추가로 지원해 사업 규모가 커졌다.
지방비를 통해 사업을 완료한 뒤에 국비가 추가로 지원돼 현장을 대대적으로 보완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주민 교육과 선진지 견학, 결의대회 진행 등에 이어 공사에 착수해 모두 46개의 나무보를 설치했다.
도랑 내외부에 노란 창포꽃과 미나리 각 400본씩을 식재했다.
미나리는 도랑물을 정화시키는 작용은 물론 주민들의 소득원 노릇도 했다.
청양군의 도움을 받아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도랑 살리기 사업을 끝마칠 무렵 금강유역환경청이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2000만 원의 사업비를 추가 지원해주며 부족한 부분을 정비할 수 있도록 해줬다.
이에 따라 평석 225개를 이용해 도랑 곳곳에 징검다리를 놓았다.
또 평지에서 도랑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몇 군데에 돌계단을 만들었다.
완성된 사업에 국비가 보태지면서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할 수 있게 도와줘 도랑 살리기 사업은 더욱 빛을 낼 수 있었다.
주민들은 도랑 살리기 사업을 통해 수없이 많이 만나고 부딪히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터득했다.
더불어 주민이 힘을 모으면 무엇이든 못할 일이 없다는 교훈을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마을공동체가 회복되기 시작하면서 젊은이들이 떠나 활력을 잃었던 마을은 활력을 되찾기 시작했다.
마을이 환하게 밝아지고 마을 주민들 간의 정이 회복되니 주민들로서는 도랑 살리기가 일석이조의 사업이 됐다.
도랑지킴이인 정재희 마을 이장은 “많은 마을 사업을 해봤지만 도랑 살리기 사업은 가장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며 “환경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교훈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