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가 사라졌다는 소식은 행사장 주변 대전 서부경찰서 방범순찰대 소속 박경호(22) 수경과 정진오(22) 상경의 귀에도 들어갔다. 대원들은 이날 인근에서 열린 행사관리를 하다 교대를 하고 막 휴식을 취하려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들은 “아이가 사라졌다. 도와줄 수 있느냐?”는 시민 요청에 신속히 발걸음을 옮겼다.
행사관리에 고단할 법도 했지만 대원들은 아이들을 찾아 백방으로 뛰었다. 박 수경은 아이 부모에게 아이를 찾았는지 여부를 확인하며 현장을 오갔고 정 상경은 주변의 지하상가를 돌아다니며 아이의 행방을 찾았다. 한참을 수색 끝에 이들은 ‘인근 성당에서 아이를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들고 곧장 성당으로 달려갔다.
그러나 성당의 관계자는 “신자가 혼자 있는 아이를 성당에 데려왔는데 아이가 울어 엄마를 찾아 처음 발견됐던 지점으로 가고 있다”고 했고 이들은 다시 아이를 찾아 나서야 했다. 다행히 대원들은 잠시 후 아이를 데리고 성당으로 돌아오는 신자와 만날 수 있었다. 아이 손을 잡은 신자는 “아이를 경찰에 인계하려다 만나지 못해 다시 성당으로 오는 중이었다”고 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박수경과 정 상경은 신자로부터 직접 아이를 인계해 행사장으로 향했다.
아이가 사라진 후 행사 일정을 중단한 채 가슴 졸이던 참가자와 관객들은 대원들이 아이를 데리고 오는 모습에 환호했다. 윤 단장은 “자칫 미아가 돼 버릴 우려가 매우 컸던 상황이었는데 두 분 경찰의 지혜와 헌신적인 활동으로 아이를 되찾고 공연도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며 전국적인 행사에 참여한 모든 다문화가족과 각 지역대표자들 모두가 감동의 박수와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행사를 성황리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박 수경과 정 상경은 “경찰이 사라진 아이를 찾는 것은 당연한 의무”라며 겸손해했다.
이날 사연은 윤 단장이 대전지방경찰청 홈페이지에 직접 올리며 알려졌다. 대전 중부서는 이들 대원에 대해 표창을 수여할 계획이다.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