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투자현황 분석…게임·연예기획사에 투자 활발
최근 5년간 한국 기업에 대한 중국 자본의 투자 규모가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서강대에 의뢰한 ‘중국 자본의 한국 투자 현황 및 대응 방안’ 연구용역에서 도출된 결과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중국 자본이 국내 상장사와 비상장사에 투자한 금액은 2조 9606억 원이다. 중국 자본이 투자한 회사는 상장사가 25곳(코스닥기업 20곳)이고 비상장사가 7곳이다. 게임·인터넷 회사가 6곳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연예기획사(5곳), IT(4곳), 유통(3곳), 의류패션·의료바이오(각 2곳) 등의 순이다. 상장사 중에선 경영 참여(최대주주)를 위한 게 12건이고 나머지는 지분 투자로 이뤄졌다.
지난해 기준 중국의 해외직접투자는 1231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14.2% 증가했다. 미국·일본에 이어 세계 3위 수준이다. 홍콩을 포함할 경우 중국의 순위는 2위로 올라선다. 중국 정부의 투자절차 간소화와 투자승인금액 상향 조정 등 제도 정비가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해외 투자가 크게 늘었다. 한국에 대한 직접투자는 1992년 100만 달러에서 지난해 11억 9000만 달러로 연평균 37.6%씩 급증했다. 중국 해외직접투자 총액 중 한국에 대한 투자 비중은 지난해 현재 6.3%를 기록하고 있다. IT, 게임·인터넷 분야에 대한 손 큰 중국 자본의 손짓이 커지면서 최근 대덕특구 기술 기업, 특히 창업기업들도 중국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투자사보다 중국 자본에 대한 접근이 더 메리트가 있다는 방증이다. 한국에 대한 투자에서 서비스업 투자 비중이 2011년 71.1%에서 지난해 87.8%까지 확대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특히 중국 경제 성장이 소비 중심으로 확대되면서 해외투자 대상 업종도 게임, 소비재, 유통, 제약 등 소비재 중심이 됐고 국내에선 인터넷, 게임, 한류와 관련된 영화, 연예기획 업종을 중심으로 중국자본 유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서강대 정유신 교수는 “한-중 FTA 체결 등으로 본격적인 중국 자본의 유입이 예상된다”며 “중국 자본의 한국 기업 투자 증가는 기회이자 위협이다. 재무구조 개선과 신사업 진출 등 기업 가치 상승의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기술만 빼내고 발을 빼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선별적, 전략적인 투자 유치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이어 “인수합병(M&A)보단 부분투자로서 상호 이익을 취하는 윈-윈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중국과 기술제휴를 하고 중국 시장에 동반 진출하는 게 국내 기업 입장에서 가장 바람직한 만큼 적절한 유인책(인센티브)을 고려한 한중펀드 설립, 한중일 전자상거래 단일화시장 합의에 기초한 온라인 수출입창구 활용, 중국 자본의 투자 목적 구체화 및 실행 여부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기준 기자 lkj@ggilbo.com
